[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아섭과 박건우(이상 NC 다이노스)가 없을 땐 나성범(KIA 타이거즈)과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있었다.
NC 다이노스의 기세가 확 꺾인 결정적 원인은 간판타자 손아섭과 박건우의 부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손아섭은 7월4일 창원 SSG 랜더스전서 수비를 하다 오른 무릎 후방 십자인대를 다쳤다. 최근 퓨처스리그 연습경기와 본 경기에 잇따라 출전, 실전 감각을 올리는 중이다. 17~18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7타수 3안타 타율 0.429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미 5강의 기차는 19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 패배와 함께 떠났다.
더 씁쓸한 건 박건우다. 7월26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서 박세웅의 투구에 두 번이나 맞았다. 손목이 골절됐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결국 시즌아웃 수순에 접어들었다. NC는 중심타선에서 두 자리를 담당하는 두 사람의 공백을 메우기 힘들었다. 어느 팀이라도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가는 선수가 2명이나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대처하기 어려운 법이다.
현장에서 어떻게든 대비책을 찾아야 했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단, NC는 두 사람이 입단한 2022시즌 이전까지 나성범과 양의지가 있었다. 나성범이 6년 150억원 FA 계약으로 KIA 타이거즈로 떠나자 손아섭과 박건우가 들어왔다. 손아섭과 박건우는 2022시즌, 딱 1년간 양의지와 한솥밥을 먹었다. 양의지는 2023시즌을 앞두고 4+2년 152억원 계약에 두산 베어스로 돌아갔다.
실제로 NC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0년에 나성범과 양의지가 중심타선에 있었다. 작년에 포스트시즌서 기대이상의 선전을 한 것도 손아섭과 박건우의 존재감이 컸다. 때문에 손아섭과 박건우의 이탈은, 생각보다 데미지가 엄청난 그것이었다. 두 사람은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들 중 통산타율 3~4위(박건우 0.327, 손아섭 0.321).
NC는 두 사람의 이탈 후 출루율이 좋은 권희동이나 후반기 타격감이 좋던 김주원의 전진배치 등으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재미를 못 봤다.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에 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밖에 여러 악재가 있었으나 핵심은 손아섭과 박건우다.
둘 다 경기 도중에, 최선을 다하다 나온 부상이라 NC 팬들로선 안타까움이 크다. 강인권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접한 두 사람의 심정도 오죽했으랴. 어쨌든 결과는 9위고 구단은 새 출발을 택했다. 그래도 손아섭과 박건우는 내년이 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일단 업계를 떠났다.
NC는 시즌 종료 직전에 감독 교체를 선택하면서, 새 사령탑 선임을 하는데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 현재 나머지 9개 구단에서 감독 교체 움직임은 없다. 더구나 상위 5개 구단은 포스트시즌도 치러야 한다. NC는 타 구단들보다 빠르게, 원하는대로 2025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을 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