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국외 아마추어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 등 총 1197명이었다.
이번 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명은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진행됐으며, 2023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 히어로즈-한화-이글스-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SSG랜더스-KT위즈-LG 트윈스 순으로 실시됐다.
단 트레이드 시 구단이 다음 연도 지명권을 선수와 교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규약에 따라 이전 트레이드를 통해 지명권을 양수 받은 키움은 NC가 가지고 있던 각 1라운드, 3라운드 지명권과 SSG가 가지고 있던 3라운드 지명권을, LG는 롯데가 가지고 있던 5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했다.
전체 1순위의 영예는 좌완 정현우의 몫이었다. 184cm 87kg의 체격을 지닌 정현우는 최고 구속 150km 내외의 강속구와 더불어 뛰어난 제구력 및 슬라이더-스플리터(포크볼)-커브-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 구사능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전체 1번을 지명하게 됐다. 월요일까지 1순위 지명 후보들을 구단 프로그램을 통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명확하게 정현우를 지명하게 됐다. 6월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한 점에서 정현우를 지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현우는 “무엇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영광스럽다. 오랫동안 지켜보고 나를 뽑아준 키움 구단에 감사하다. 이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훈련해왔는데 그 중간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면서 “1순위 지명이 한없이 기대가 한 없이 기쁘긴 하지만 팬들의 1순위 지명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 같아서 책임감이 느껴진다. 키움 구단이 저를 지명해서 감사드리고, 구단 이름처럼 구단에서 영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포크볼이다. 프로에서도 카운트도 잡고 결정구로도 쓸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있기 때문에 (프로에서도) 자신감 있게 던져보겠다”며 “LA 다저스 클레이트 커쇼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커쇼처럼 커브와 슬라이더를 장착할 수 있다면 프로 무대에서 10승 이상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선수를 모델로 삼고 있다. (프로에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는 두산 양의지 선배님이다.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겠지만 수싸움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자 한화는 또 한 명의 최대어였던 우완투수 정우주(전주고)를 선택했다. 185cm, 88kg의 신체조건을 지닌 정우주는 최고 구속 156km를 기록, 올해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 출전에 4승 1패 평균자책점 1.57이었으며, 전주고의 청룡기 우승을 견인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뽑은 이유를 설명하려면 시간이 모자른다. 부드러운 투구 동작을 가졌고, 선발과 불펜 어디를 가도 완벽한 투구를 보여줄 수 있다 판단했다. 특히 속구는 배운다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우주를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정우주는 “우선 영광스러운 순번에 지명해주신 한화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올해 전체 1번이라는 목표를 가졌는데, 지명 및 결과에 만 프로 만족한다. 정말 감사하다.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의 우승이 한화 팬 분들의 목표이실텐데 빠른 시일 안에 1군에 올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삼성의 선택은 좌완투수 배찬승(대구고)이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강속구 좌완 불펜 투수가 필요했다. 그 점에서 선택한 점이 가장 크다”며 “최근 열렸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통해서 내년 삼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선수라고 판단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배찬승은 ”삼성 백정현 선수를 좋아한다. 위기관리 능력이나, 변화구 구사 능력 같은 것들을 닮고 싶다”면서 ‘피는 무슨 색이냐’는 사회자의 짖궂은 질문에 주저 없이 “파란색인 것 같다”고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롯데는 좌완 김태현(광주제일고)을 호명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좋고 커브의 각도 및 스피드의 변화, 디셉션 등 롯데의 선발투수로 충분히 프로에서 활약할 선수라 생각했다. 좌타, 우타 비율이 1대1인 현재 상황에서 좌투수의 중요성은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롯데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했다.
KIA는 우완 김태형(덕수고)을 뽑았다. 심재학 KIA 단장은 “3가지를 말씀드리겠다. 김태형의 워낙 뛰어난 신체 능력, 투구 능력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스카우트팀의 만장일치(판단)가 있었다. 두 번째는 롤모델이 양현종이더라. 그래서 꼭 같이 운동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심 단장은 “올해 KIA의 최고 유행어인 ‘너 땜시 살어야’를 계승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서 김태형 선수를 지명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형은 ”KIA에서 뛰게 돼 정말 좋다. 저를 뽑아주신 KIA 스카우트팀과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여기 오기까지 초등학교때부터 야구를 해왔는데 초등학교때부터 KIA의 야구를 보면서 KIA선수들을 응원했기에 꼭 KIA에 가고 싶었다. KIA에 가서 꼭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양현종 선배님은) 어떤 상황에 올라가도 긴장하지 않으신다.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승부하는 것이 멋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팀이어서 그렇다”고 양현종을 롤모델로 꼽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많이 부족하지만 KIA에 가서 좋은 선수분들과 코치님들에게 배운다면 KIA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해서 KIA의 에이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내야수 박준순(덕수고)을 품에 안았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오랜만에 1차 지명을 내야수로 했다. 박준순을 올해 최고의 내야수로 판단했다. 앞으로 두산의 내야수로서 20년 간 한 축을 맡을 선수로 생각했다. 5툴에 제일 가까운 내야수 박준순을 지명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박준순은 “제 목표가 야수 전체 1번으로 뽑히는 게 목표였는데, 이루게 해 주신 두산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제 장점은 어떤 공이든 밀리지 않는 컨택이라 생각한다. (롤모델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선배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잘하신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범위를 닮고 싶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두산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다시 지명권을 행사한 키움은 우완투수 김서준(충훈고)을 호명했다. 고형욱 단장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1군에서 경쟁력이 있는 투수라 생각해서 선발했다“고 밝혔다.
김서준은 ”나를 뽑아준 키움 관계자들께 감사 인사 전한다. 1라운드에 뽑힌 만큼 사고 안 치고 열심히 야구하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SSG의 선택은 포수 이율예(강릉고)였다. 김재현 SSG 단장은 “이율예는 2학년부터 주전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투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경기 운영하는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스피드를 잡을 수 있는 포수라 생각했다. 2028년 청라스타필드돔 시기 이율예를 간판 포수로 만들어보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율예는 “뽑아주신 SSG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SSG에 뽑힌 만큼 구단을 대표하는 포수가 돼 20년 동안 안방마님 자리를 지키도록 하겠다”며 “수비적인 부분에서 다 자신감이 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파워와 컨택이 자신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KT는 우완투수 김동현(서울고)을 뽑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김동현을 뽑을 수 있어 기쁘다. 투수로써 이상적인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우리에게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1라운드 마지막 지명권을 행사한 LG는 우완투수 김영우(서울고)를 지명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김영우와 저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투수이며 파이어볼러다. 6월 김영우가 156km를 찍었을 때 저는 병원에서 혈압 156을 찍었다. 단장과 투수가 공통점이 많아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김영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영우는 “LG라는 명문 팀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다. 서울고 유니폼도 핀 스트라이프인데, 또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돼 좋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 밖에 키움은 2라운드에서 내야수 염승원(휘문고)을 지명했다. 한화와 삼성, 롯데는 각각 투수 권민규(세광고), 내야수 심재훈(유신고), 투수 박세현(배명고)을 호명했다. KIA와 두산은 투수 이호민(전주고), 투수 최민석(서울고)을 지명했으며, NC와 SSG는 투수 자원들인 김태훈(소래고), 신지환(성남고)를 선택했다. KT와 LG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투수 박건우(충암고)와 내야수 추세현(경기산업고)이었다.
한편 KBO리그 10개 구단은 패스 없이 모두 지명권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총 110명의 선수가 KBO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됐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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