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이 9일 오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시즌 에디슨 러셀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키움에 합류한 도슨은 57경기 타율 0.336 77안타 3홈런 29타점 37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95경기 타율 0.330 126안타 11홈런 57타점 69득점으로 키움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는 물론 팬 서비스로 동료들과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7월 31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7회초 수비 과정에서 권희동의 큼지막한 타구를 쫓다가 이용규와 크게 충돌했다.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 판정. 키움 구단은 1, 2차를 넘어 3, 4차 검진까지 진행했으나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결국 키움은 7일 “본인의 의견에 따라 금요일에 미국으로 돌아가 재활과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분 손상이라도 올 시즌은 같이 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키움은 언제나 팀에 헌신하고 분위기메이커의 역할을 다한 도슨을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부상 회복 기원 행사.
8일 경기 전에 고척스카이돔 C 게이트 내부 복도에서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또한 그라운드에서 도슨의 회복을 기원하는 영상을 전광판으로 송출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도슨에게 선수단 사인이 새겨진 기념 액자를 전달했고, 주장 송성문이 꽃다발을 건넸다. 마지막으로 도슨과 선수단의 하이파이브 시간이 있었다.
도슨은 “행사를 준비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이런 팀에서 모두가 뛰고 싶어 할 것이다. 정말 좋은 팀이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하 도슨과 일문일답.
Q. 팬들을 만난 기분은 어떤지. 어떤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줬나.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 의미가 있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빨리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Q. 무릎 상태는 어떤가.
좋다. 많은 병원을 다녔다고 해서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좋다. 팀이 나를 생각해 줬다고 생각한다.
Q. 내일(9일) 미국에 가면 수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재활을 할 것인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미국에 가서 여러 병원을 다닐 것이다. 또 가족들과 상의를 한 다음 결정을 할 것이다.
Q. 수술과 재활 여부가 내년 시즌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100%가 아니면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Q.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는 직접 준비한 것인지.
팬분이 준비를 해주셨다. 여기서 야구를 더 하고 싶은 건지, 팬분들을 위해 뛰고 싶은 건지 헷갈린다(웃음). 올해 마지막으로 고척돔에 오는 것이다 보니 팬분이 준 티셔츠를 입고 왔다.
Q. 내년에 다시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어떻게 해서든 다시 KBO리그로 돌아와서 뛰는 것이다.
Q. 미국에 가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아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아들한테도 도움을 받을 것 같다.
Q. 뜻깊은 작별 인사의 시간을 마련해 준 구단에도 고마움이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진료를 잡아주고, 행사를 준비해 줘 감사하다. 이런 팀에서 모두가 뛰고 싶어 할 것이다. 정말 좋은 팀이다.
Q. 팀 떠나는 걸 누가 제일 아쉬워했는지.
내가 가장 많이 힘들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너 미국에 오기 싫은 거 아니야’라고 물어봤을 때 ‘진짜 가기 싫다’라고 했을 정도로 한국 문화가 좋다.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어서 정말 좋았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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