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키움 외국인 선수 로니 도슨(29)은 뛰어난 기량은 물론 선한 성품과 즐거운 이미지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단순히 키움 팬들에게만 인기가 높은 건 아니었다. KBO리그 팬들도 도슨의 그런 선한 기운에 매력을 느꼈다.
당장 도슨은 2024년 KBO리그 올스타였다. 올해 팀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기량은 물론 톡톡 튀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팬 투표만 101만2694표를 받았고, 선수단 투표에서도 96표를 받는 등 나눔 올스타 외야수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실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선수였다.
인기의 근간은 역시 성적이었다. 지난해 키움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도슨은 57경기에서 타율 0.336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골인했다. 이어 올해도 기세를 이어 갔다.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330, 11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7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초·중반의 좋았던 타격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다시 올라갈 만한 여지를 가진 선수였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도슨은 31일 NC전에서 7회 수비 도중 팀 동료 이용규와 충돌했고, 그 과정에서 오른 무릎을 다쳤다. 당초 그렇게 큰 부상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1일 병원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에 부분적으로 손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최악의 경우 수술까지도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도슨은 1일 두 군데의 검진 기관에서 소견을 받았다. 그런데 병원마다 소견이 조금 달라서 고민이 있었다. 한 병원에서는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고 재활로도 회복할 수 있다"는 소견이 나온 반면,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렸다. 키움과 도슨은 6일 서울삼성병원에서 3차 검진을 받았다. 삼성병원 측은 수술을 처방전으로 내민 기관보다는 상대적으로 이 부상을 경미하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키움은 7일 고대구로병원에서 4차 검진을 받았다. 선수의 불안감도 덜어줘야 했다. 검진 결과 일단 전방 무릎 십자인대 부분 손상은 맞았다. 병원마다 소견이 일치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방법론적인 차이였는데, 일단 키움은 도슨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수술을 하느냐, 재활을 하느냐는 이제 도슨의 선택이다. 도슨은 9일 출국해 본국에서 심사숙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일단 시즌아웃은 확정됐다. 재활을 하더라도 도슨은 남은 경기 일정에 나가지 못한다. 보통 이 경우 구단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준비한다. 그리고 원래 있던 선수는 웨이버 공시한다. 하지만 키움은 일단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도슨이 수술을 결정한다면 사실상 내년 개막을 같이 하기 어렵다. 전반기까지 날릴 수도 있다. 그러나 재활을 하기로 한다면 복귀 시점이 당겨진다. 내년 개막에 맞춰 준비할 수도 있다. 도슨이 후자를 선택해 내년에도 같이 갈 수 있다는 방향성이 서면 도슨과 재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 이미 검증된 선수다.
이 경우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남은 시즌을 치르는 방법이 있다. 도슨의 보류권을 유지하면서 외국인 타자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키움도 단기 부상 대채 외국인 선수를 뽑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8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대충 거기까지(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선발)만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어떤 선수를 영입하느냐는 이제 그 구단 측에서 이제 잘 판단해서 결정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키움은 도슨을 외면하지 않는다. 9일 출국 예정인 도슨과 팬들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서둘러 마련했다. 8일 도슨이 고척스카이돔에 와 팬들과 인사를 한다. 키움은 8일 "키움히어로즈(대표이사 위재민)는 8일(목)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SSG랜더스와 경기에 앞서 외야수 로니 도슨의 부상 회복 기원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안타까운 부상으로 팀을 떠나게 된 도슨이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남다른 팬 서비스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팬과 직접 만나는 자리도 가진다. 도슨은 이날 경기 전 고척스카이돔 C게이트 내부 복도에서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팬 사인회를 진행한다"면서 "이어 그라운드에서 도슨의 회복을 기원하는 영상을 전광판으로 송출한다. 끝으로 키움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도슨에게 선수단 사인이 새겨진 기념 액자를 전달하고, 주장 송성문이 꽃다발을 건넨다"고 행사 계획을 설명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8일 고척 SSG전에 앞서 "워낙 팀에 이제 많은 좋은 에너지, 밝은 에너지를 전파했던 선수고 누구보다도 이 야구에 대한 열정 사랑이 좀 많았던 선수라 굉장히 좀 많이 안타깝다. 시즌 초에도 말씀드렸듯이 나는 (도슨을) 용병이 아닌 정말 가족처럼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좀 더 이제 신경이 쓰인다"고 아쉬워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