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카우트로 일할 때 생각해보면…, 우리도 이러면 안 돼요”
염경엽 LG트윈스 감독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진행한 브리핑에서 대뜸 미국 스카우트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염 감독은 “스카우트들은 (구단 영입을 위한) 후보 선수들을 보기 위해 경기 전 연습 때부터 앉아 있어야 한다”면서 “관중석에서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특히 라스베이거스 같은 경우 낮에 관중석에 앉아있으면 딱 죽지 않을 만큼 뜨겁다. 사우나에 앉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폭염으로 인한 취소가 이어지면서 경기 시작 시간을 늦추자는 염 감독의 주장을 이어가는 이야기였다.
염 감독은 “한 번은 선수들을 보다 쓰러진 뒤 3일간 경기장을 못 나간 일도 있었다. 당시 함께 스카우트로서 라스베이거스에 왔던 김재하 삼성 라이온즈 전 단장이 내 숙소를 찾아와 격려를 해주더라”고 웃으면서도 “폭염 속 야구장 관중석에 앉아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아야 한다. 팬들은 지금도 그 더위를 그대로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염 감독은 전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혹서기에는 경기 시작을 오후 7시로 늦춰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염 감독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기 시작을 6시30분에 해야 할 이유가 없다. 30분 늦춰 7시에 한다고 팬들이 안 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팬과 선수는 더 좋을 수 있다”며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고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지난 2일과 4일 LG는 울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KBO 사상 첫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그라운드의 체감온도는 50도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은 “팬들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위험한 일”이라면서 “근육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햄스트링과 같은 부상의 위험도 몇 배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염 감독의 경기 시작 시간 변경 의견이 나오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8월 중 예정된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 시작 시간을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6시로 변경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