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지구 역사상 최악의 더위…"6시 30분 고정관념 깨야" 흘려들을 말 아닌 이유

입력
2024.08.05 17:50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인조잔디 그라운드가 펄펄 끓었다. KBO는 지열이 50℃에 달하는 폭염 탓에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신원철 기자] "1만 년 중에서 가장 더운 시기다." 지난달 25일(한국시간) AP통신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날 신기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기사에서 텍사스A&M대학교 기후과학자인 앤드루 데슬러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올 여름이 지구 역사상 최근 1만 년 가운데 가장 더운 시기라고 밝혔다. 불과 1년 전에는 2023년이 기후 통계상 가장 더운 해라는 연구가 나왔으니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야외 스포츠인 야구, 특히 돔구장이 거의 없는 KBO리그는 이제 폭염 취소가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2일 토요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군 경기로는 역대 최초 '폭염 취소'를 기록했고, 이틀 뒤인 4일에는 울산은 물론이고 잠실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3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 ⓒ 신원철 기자

'제2홈구장'인 문수야구장은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천연잔디 구장보다 열기에 취약하다. 울산 3연전 가운데 3일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렸지만 양 팀에서 탈진 증세를 보인 선수만 적어도 7명이 나왔다.

3일 경기에 나왔던 선수들은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더위라며 혀를 내둘렀다. 롯데 고승민은 "생각보다는 할만했다"면서도 "공기가 너무 습해서 한 베이스만 뛰어도 숨이 막혔다. 머리에 열이 너무 많이 올라서 모자에 구멍을 뚫었다"고 얘기했다.

롯데 손호영은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언더셔츠를 계속 갈아입고 뛰었다. 열이 안 빠지는 것 같았다"며 "세 번 정도 갈아입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4일 경기는 개시 1시간 10분 전인 오후 3시 50분 최종 점검 끝에 폭염 취소가 확정됐다. 평소보다 이른 5시에 경기가 시작된다는 점, 전날 온열질환 환자가 나왔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4일 경기에 앞서 KBO가 폭염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하고, 경기 개시 시간을 유연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 울산 포항 같이 인조잔디 구장은 여름에 안 잡지 않겠나. 이게 다 경험이니까. 그리고 경기 시간도 7시로 늦춰야 할 것 같다. 6시 반에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팬들도 7시가 돼야 꽉 찬다"고 얘기했다. 평일 저녁 6시 30분, 토요일 오후 6시, 일요일 오후 5시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고시엔구장. ⓒ 신원철 기자

고교야구 선수들의 땀과 열정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고시엔 대회'도 올해부터는 폭염을 의식해 일정을 조정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7일부터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릴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이하 여름 고시엔)'는 사상 최초로 '야간 경기'를 도입했다.

7일부터 9일까지 첫 사흘간 세 번째 경기를 늦은 오후에 시작할 예정이다. 7일은 오후 6시 30분, 8일과 9일은 오후 5시에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또 준결승전은 오전 8시와 오전 10시 35분, 결승전은 오전 10시로 계획했다. 예전에는 하루 4경기를 연달아 진행하다 보니 한낮에도 경기가 펼쳐졌다. 아직 도입되지는 않았으나 7이닝 경기, 돔구장 개최 등 다양한 혹서기 대책안이 나오고 있다.

KBO리그에서는 NC가 금요일 경기에 한해 경기 개시 시각을 저녁 7시로 변경한 적이 있다. 또 한국보다 덥고 습한 중남미의 경우 오후 7시 혹은 그 뒤에 경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경기 개시 시간이 다양하다. KBO리그라고 그렇게 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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