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많고 볼넷 적은 두산, ‘색깔 다른’ 새 외국인 제러드 영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24.07.28 09:48
수정
2024.07.28 09:48




이번 시즌 두산은 중심타선의 일발 장타가 돋보이는 팀이다. 27일 기준 22홈런의 양석환부터 10홈런으로 방출된 헨리 라모스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만 5명이다. 팀 전체 103홈런으로 공동 4위를 기록 중이다. 두산이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위력은 숫자 이상일 수 있다. 당장 같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73홈런)와 비교해 30홈런을 더 때렸다.

그러나 뚜렷한 장점만큼 약점 또한 도드라진다. 삼진이 많고, 볼넷은 적다. 여전히 KBO 리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타격을 자랑하는 양의지 정도를 제외하고 중심타선 모두가 공유하는 약점이다. 13홈런을 때린 강승호는 볼넷 23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 113개를 당했다. 18홈런의 김재환은 41볼넷, 122삼진을 기록 중이다. BB/K(볼넷 대 삼진 비율) 기준 강승호가 0.2로 규정타석 기준 리그 최하위다. 김재환은 0.34로 8번째로 기록이 좋지 않다. 양석환이 0.44, 방출된 라모스 역시 0.45에 그쳤다. 두산보다 훨씬 더 적은 홈런을 친 LG의 경우 박동원, 문보경, 김현수, 오스틴 딘 등 중심타선에 들만한 타자들 모두 BB/K 0.6 이상을 기록 중이다.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은 타선은 그만큼 불안정하다. 홈런이 터지는 날엔 대량 득점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방망이가 헛도는 날엔 득점의 실마리조차 풀기 쉽지 않다. 올 시즌 두산은 39차례 1경기 3득점 이하를 기록했다. 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다.

두산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29)은 그런 두산 타선과 다소 결이 다른 타자다. 상대적으로 삼진이 적고 볼넷은 많다. 이번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 AAA에서 286타석 동안 53삼진·41볼넷을 기록했다. BB/K는 0.77에 이른다. AAA 성적을 단순 대입한다면, 두산 중심타선에서 BB/K 0.69로 가장 기록이 좋은 양의지보다 더 낫다. BB/K가 좋으니 당연히 출루율도 준수하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교체를 알리며 “올 시즌 AAA에서 출루율 0.411을 기록할 만큼 선구안이 좋다”고 소개했다. 두산이 그에게 장타와 함께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의 최근 3시즌 성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또한 BB/K다. 2022시즌 0.36에서 2023시즌 0.6, 그리고 이번 시즌 0.77로 극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기록만 놓고 보면 지난해부터 확실하게 개안을 했다고 말해도 좋은 수준이다.

영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 그 이상을 위해 한국에 왔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이 연착륙만 한다면 두산 타선 또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적용 중이라 조건 또한 좋다. 심판마다 다른 존을 파악하느라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 ABS 존 하나에만 적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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