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박정현 기자) "내가 유리하게 들어갈 수 있는 느낌이다."
두산 베어스 투수 곽빈은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이날 최종 성적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해 팀의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곽빈은 한국 야구 대표팀 투수답게 강력한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이 3-0으로 앞선 1회말 전준우에게 2점 홈런을 맞은 걸 빼고는 완벽했다. 7회까지 남은 이닝 볼넷 2개를 제외하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경기 중 투수와 포수 간 사인을 교환할 수 있는 장비 '피치컴'을 착용하고 경기에 들어섰는데, 첫 등판부터 피치컴을 적절히 활용하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뒤 "선발 투수 곽빈이 112구 역투로 국가대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묵직한 속구를 중심으로 주무기 커브와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의 조화가 돋보이는 투구였다"라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수훈선수로 꼽힌 곽빈은 취재진을 만나 피치컴을 활용해 호투한 소감을 밝혔다. "나는 (투구) 템포를 빠르게 하고 싶은 투수다. 피치컴은 사인을 보기 전 먼저 구종을 알 수 있어 템포가 정말 빨라진다. 타자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아 내가 더 유리하게 들어갈 수 있는 느낌이다. 그런 느낌이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템포가 빨리지는 만큼 더욱 소모될 체력에 관해서는 "오늘(18일) 투구가 좋아서 잘 풀린 것일 수도 있지만, 체력이 안 되면 힘들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템포가 빠르다면, 알아서 조절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피치컴 첫 사용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장면도 있었다. 경기 초반 곽빈은 피치컴 장비에서 음성이 들리지 않아 포수의 사인을 파악하기가 힘겨웠다. "1회 (관중) 응원 소리랑 겹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볼륨을 키우니 딱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장비 사용에 적응한다면, 피치컴과 곽빈은 찰떡궁합을 이룰 것 같다.
곽빈은 올해 19경기 8승 7패 108이닝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12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⅓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으나 이날 7이닝 2실점으로 에이스의 위엄을 되찾았다. 그는 "안 좋을 때마다 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하는데,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잘 던질 때 똑같이 해야 하는데 못 던질 때는 그 생각이 2~3일 정도 이어져 혼자 스트레스를 받는다. 코치님이 '혼자 힘들어하면 뭐하냐, 결과는 모르는 것이니 즐겨라'라고 말씀하셔서 아무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롯데 선발로 나선 박세웅과 투수전을 펼치며 곽빈은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박세웅은 이날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무4사구 3실점을 기록해 곽빈의 호투에 맞불을 놨다.
곽빈은 "투수전 할 때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투수전을 할 수 있어서 그냥 재밌었다"라며 "최근 불펜 투수들을 많이 쓴 상황이었다. 100개가 됐더라도 많이 던질 생각이었다"라고 호투한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울산, 박정현 기자 / 두산 베어스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