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포수 사인 교환 장비' 피치컴 도입…SSG는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맡길 생각" [잠실 현장]

입력
2024.07.19 10:41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BO리그 1군 및 2군 팀 모두 16일부터 투수와 포수 간의 사인 교환 장비 '피치컴'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피치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일단 선수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감독이 (피치컴을) 사용하라고 하더라도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치컴을 각 구단에 배포했으며, 구단 담당자를 대상으로 피치컴의 사용 방법과 규정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알렸다. 피치컴은 경기 중 수비팀의 원활한 사인 교환을 가능케 해 경기 시간 단축 등 팬들의 쾌적한 경기 관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O는 각 구단 단장이 참여한 실행위원회의 올 시즌 피치컴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각 팀에 전달을 완료했다. 이후 실행위원회 및 KBO 올스타전 감독 간담회에서 피치컴 도입 및 사용에 대해 설명했다.

KBO는 피치컴 사용을 위해 지난 1일 전파인증을 완료했으며, 각 구단은 16일부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피치컴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피치컴은 경기 중 의무 사용 대상이 아니며, 각 구단 현장의 판단에 따라 경기 및 훈련 시 사용할 수 있다.

피치컴 세트는 사인을 입력하는 송신기와 이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수신기로 구성돼 있다. 송신기에는 9개의 버튼이 있어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에 음성으로 전달된다. 송신기는 투수나 포수에 한해 착용 가능하며, 투수의 경우 글러브 또는 보호대를 활용해 팔목에 착용한다. 포수의 경우 팔목, 무릎 등에 보호대를 활용해 희망하는 위치에 착용할 수 있다.

수신기는 모자 안쪽에 착용한다. 투수나 포수 외에도 그라운드 내 최대 3명의 야수가 착용할 수 있으며 더그아웃 및 불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피치컴 배포 이후 가장 먼저 1군 경기에서 피치컴을 사용한 구단은 KT 위즈였다.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투수와 포수로 호흡을 맞춘 웨스 벤자민, 장성우가 피치컴 수신기·송신기를 착용한 채로 경기에 나섰다.

이튿날에는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가 피치컴을 처음 사용했으며, 18일에는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에서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피치컴 장비를 착용했다.

SSG는 피치컴 착용이 의무가 아닌 만큼 선수들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피치컴 도입으로 좀 더 매끄러운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면 도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본인들이 좀 버겁다고 하면 (피치컴 사용 여부를) 선수들에게 맡기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대만이 미국보다 좀 더 유연하게 피치클락을 시행 중이다. 2초 정도 여유가 있더라. 대만 정도라면 피치클락을 도입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피치컴을 쓰지 않더라도 사인 교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피치컴을 써서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팀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여러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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