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가 생각할 시간이 없다" 1G 만에 적응…피치컴 대만족한 곽빈, '템포'라는 무기가 추가됐다 [MD울산]

입력
2024.07.19 06:18


두산 베어스 곽빈./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좋았고, 재밌었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12구,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8승(7패)째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울산에서 위닝시르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루징시리즈가 확정된 가운데 곽빈이 '연패 탈출'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채 마운드에 올랐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3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던 곽빈.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곽빈은 1회 시작부터 3점의 지원을 받았는데, 스타트는 불안했다. 선두타자 황성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고승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더니, 전준우에게 148km 직구를 공략당해 추격의 투런홈런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곽빈의 실점은 없었다. 곽빈은 전준우에게 홈런을 맞은 뒤 빅터 레이예스와 나승엽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2회에는 윤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최항을 131km 슬라이더, 박승욱을 149km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곽빈은 3회 정보근-황성빈-고승민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봉쇄하며 순항했다.

곽빈은 4~5회 모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을 내주는 투구를 펼쳤으나, 이어 나온 후속 타자를 잡아내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6회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 전준우를 3루수 땅볼, 레이예스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다시 한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6회 투구를 마친 시점에서 곽빈의 투구수는 94구. 이에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나승엽-윤동희-최항으로 연결되는 타자들을 깔끔하게 요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마이데일리




피치컴./마이데일리




두산-롯데 선수들 중 가장 먼저 피치컴 장비를 착용하고 실전 경기를 치른 곽빈은 소감을 묻자 "좋았고, 재밌었다"고 말 문을 열며 "왜냐하면 나는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고 싶어 하는 투수다. 피치컴의 경우 사인을 보기 전에 먼저 구종을 알 수 있고,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 덕분에 유리하게 들어갈 수 있는 느낌이다. 타자를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점에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오늘이 잘 풀린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체력이 안 되면 힘들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빠르다고 느껴지면 스스로 템포 조절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곽빈은 경기 초반 피치컴 작동에서 애를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는 "1회에 응원소리와 피치컴의 소리가 너무 겹쳐서 귀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볼륨을 키웠더니 딱 좋더라. 피치컴의 소리가 너무 커서 신경이 쓰이거나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며 "사인을 거절할 때는 고개를 흔들거나,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러나 다음 등판 때는 내게도 리모컨(송신기)를 준다고 하더라. 내가 던지고 싶은 구종이 있으면 먼저 눌러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피치컴 사용 후기를 전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매우 불안한 투구를 펼쳤던 곽빈. 하지만 팀이 3연패에 빠져 있던 이날은 무려 112구를 뿌리며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곽빈은 "올해 못 던진 게 두 경기 정도 된다. 너무 빨리, 또 주자를 깔고 내려가니 다음 투수에게 너무 미안했다. 특히 직전 등판에서는 불펜 투수들이 워낙 많이 던진 주였기 때문에 미안했다. 항상 안 좋을 때마다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일희일비다. 못 던질 때 '내가 왜 이렇게 못 던졌지?'라는 생각을 그날 끝내야 하는데, 2~3일 간다.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코치님께서 '너 혼자 힘들어 하면 뭐 하냐, 결과는 똑같다. 즐겨라'고 하시더라. 덕분에 아무런 생각 없이 던질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곽빈과 이승엽 감독./마이데일리




이날 곽빈은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피치컴을 사용함과 동시에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도 탄탄한 투구를 바탕으로 투수전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더욱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곽빈은 "점수가 많이 나는 것도 좋지만, 내 흐름이 끊어질 수도 있다. 오늘처럼 투수전을 할 때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며 6회까지 94구를 던졌음에도 7회에 등판했던 것에 대해 "지난 경기부터 팀이 투수를 많이 썼다. 때문에 100구 넘어가더라도 오늘은 많이 던질 생각이었다"고 토종에이스 다운 팀 퍼스트 정신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 또한 경기가 끝난 뒤 곽빈을 향해 "곽빈이 112구 역투로 국가대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묵직한 속구를 중심으로 주무기 커브와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의 조화가 돋보이는 투구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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