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KT위즈가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 쿠에바스는 전날인 (16일) KBO리그 전 구단에 지급된 '피치컴'을 장착하고 등장했다.
피치컴은 지난 2019년 말 메이저리그에 사인훔치기 스캔들이 일어난 뒤 고안된 장비로 투수와 포구 간의 사인 교환을 할 수 있는 장비이다.
송신기에는 9개의 버튼이 있어서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에 음성으로 전달된다.
쿠에바스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피치컴을 사용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전날 피치컴을 사용했던 벤자민과는 다르게 쿠에바스는 본인이 직접 송신기 번튼을 눌렀다. 쿠에바스가 버튼을 누르면 송신기를 착용한 포수에게 구종이 전달된다.
2회말 무사 키움 타석에는 임병욱이 등장했다. 빠른 템포를 가지고 경기를 펼치는 쿠에바스는 허리춤에 있는 피치컴을 누른 뒤 포수를 쳐다봤다.
하지만 진지한 표정의 쿠에바스의 표정은 금세 웃음을 참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피치컴을 누른 뒤 투구를 했다. 쿠에바스의 3구134km 체인지업을 키움 임병욱은 받아 쳤으나 2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쿠에바스는 수비를 위해 1루로 향했다.
강현우 포수가 쿠에바스의 사인은 거부했는지, 아니면 버튼을 잘못 눌러서 웃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주자를 잡은 후 쿠에바스와 강현우 포수는 미소를 지었다.
쿠에바스는 경기 전 이강철 감독과도 피치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는 피치컴이 필요 없다. 포수가 송신기를 갖고 있으면 계속 고개를 흔들 것이다. 자기 맘대로 던질 것 같다. 아마 본인이 송신기를 갖고 있으면 투구 템포가 더 빠를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쿠에바스도 경기 후 "피치컴이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포수와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내가 직접 생각을 전달해서 확실을 갖고 투구할 수 있었다 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이야기 했다.
KT 선발 쿠에바스는 6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최근 4연승, 키움전 8연승을 거뒀다.
한편 KBO는 피치컴 사용을 위해 지난 1일 전파인증을 완료했으며, 16일부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