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71승 대투수가 라팍 ERA 7.08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승률 75% 돌파 ‘말하는대로’

입력
2024.05.09 07:59


양현종/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님이 인터뷰를 잘못한 것 같다. 내 170승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이 4월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개인통산 170승을 달성한 뒤 내놓은 말이었다. 그날 경기 전 양현종의 170승이 중요하다는 이범호 감독의 코멘트를 반박한 것이었다. 결국 팀도 자신도 승리했지만, 양현종은 한결같다. 자신의 승리보다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당시 양현종은 “내가 승을 못 해도 팀이 이기면 좋겠다”라고 했다. 심지어 자신은 노 디시전인데 팀은 이긴 4월19일 광주 NC 다이노스전 직후에도 “우리가 이기는 게 중요하다. 내가 나갈 때 팀 승률이 중요하다. 내가 나가는 게임만큼은 승리를 많이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자신의 승은 여러 상황, 행운이 따라야 하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많은 이닝을 책임져서 불펜 투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을 더 주기 위한 마음에 변함이 없다. 그렇게 자신의 승리에 집착하지 않으니 171승으로 송진우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다.

흥미로운 건 양현종이 그 발언을 내놓은 직후 실제로 그가 나간 경기에 KIA가 계속 이기고 있다는 점이다. 1일 광주 KT 위즈전서는 완투승으로 스스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는 올 시즌 자신처럼 잘 나가는 원태인(24)과 팽팽한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양현종도, 원태인도 제 몫을 했다. 그리고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이겼다.

사실 양현종은 라이온즈파크에서 안 좋다. 이날까지 통산 11경기서 3승6패 평균자책점 7.08(54⅔이닝 43자책)이다. 이날 6이닝 비자책은 라팍에서 최고의 투구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누가 ‘라팍과 안 맞네요’라고 말해도 반박하기 어렵다.

그런데 KIA가 연장 12회에 대타 이창진의 결승 희생플라이와 이우성의 1타점 좌전적시타로 2점을 내니, 덕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던 양현종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중계방송에 잡혔다. 정말 자신의 시즌 4승 및 통산 172승 실패에 대해선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양현종 2024시즌 등판일지와 KIA 전적 

3월26일 광주 롯데전/5⅓이닝 5피안타 4탈삼진 4볼넷 1실점/노 디시전/2-1 승리

4월2일 수원 KT전/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볼넷 4실점/패전/6-10 패배

4월7일 광주 삼성전/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사사구 3실점/노 디시전/3-7 패배

4월13일 대전 한화전/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2실점/승리/11-9 승리

4월19일 광주 NC전/6이닝 7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노 디시전/4-3 승리

4월25일 고척 키움전/7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승리/13-2 승리

5월1일 광주 KT전/9이닝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승리(완투승)/9-1 승리

5월8일 대구 삼성전/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노 디시전/4-2 승리


양현종은 올 시즌 8경기에 나갔다. KIA는 6승2패, 승률 75%를 돌파했다. 통상적으로 에이스가 나갈 때 팀 승률이 이 정도만 되면 성공이다. 실제 양현종은 대량실점으로 무너진 경기가 없다. 4월2일 수원 KT전이 가장 부진한 경기였으나 확 무너진 건 아니었다.

8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66. WHIP 1.07, 피안타율 0.221.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구속이 13.9.7km로 작년 142km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각 구종의 가치가 빼어나다. 커브 피안타율이 0.400으로 치솟긴 했지만, 포심 0.207, 슬라이더 0.268, 체인지업 0.196으로 수준급이다. 소위 말하는 무빙 패스트볼을 구사하지 않고도 시즌 초반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친다. 여전히 구위, 커맨드 모두 리그 최고 수준이다. 구종 다양성 지수에서 체인지업 3위(0.35)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또한, 양현종은 스탯티즈 기준 WAR 2.24로 2.47의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이자 투수 1위이기도 하다. 사이영포인트도 17.0으로 리그 3위다. 이렇게 보면 자신의 3승은 확실히 불운의 결과다. 그러나 대투수는 자신의 불운보다 KIA가 이겨서 더 좋다.
스포키톡 2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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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NG
    대투수에겐 기아는 승리를 의미합니다.
    11일 전
  • 둘리님
    대투수 대단합니다 양현종선수나오면 타자들 점수지원 팍팍해주시길^^
    1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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