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다시 포효하는 천재타자, 강백호 "지난 2년은 기억에서 지웠습니다"

입력
2024.05.09 07:04
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 경기. KT 강백호가 8회 지명타자에서 포수마스크를 쓰고 수비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4.03.


강백호(25·KT 위즈)는 요즘 바쁘다.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부터 야수조는 물론, 투수조 미팅에도 참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정은 밝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포수로 출전하면서부터 달라졌다. 긍정적으로 변했고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그의 변화를 반겼다. 

올 시즌 강백호는 포수로 출전한 뒤 확 달라졌다. 3월 8경기에서 타율 0.265에 그쳤던 강백호는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36, 9홈런, 25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5월에도 이 타격감을 이어간 강백호는 시즌 38경기 타율 0.329, 11홈런,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안타와 홈런, 타점은 리그 1위다. 

'천재 타자'라 불렸던 고등학교(서울고) 시절 강백호의 주 포지션은 포수였다. 수 년이 지났지만 포수 마스크는 어색하지 않았다. 최근 상승세도 친숙한 포지션으로 돌아온 덕분이 아닐까. 

본지와 만난 강백호는 "포수로 출전한다고 심리적으로 달라진 건 솔직히 없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포수를 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투수와 대화를 많이 하고 투구를 많이 보면서 시야가 넓어진 게 타격에 도움이 된다"라며 원동력을 설명했다. 

2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KT 경기. KT 강백호가 3회 1타점 중전안타를 날리고 기뻐 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4.24.


강백호는 지금의 상승세가 "갑자기 좋아진 게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부상 방지를 위해 건강에 신경을 썼고, 마음의 여유를 찾는 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전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강했다. 지금은 '내게 오는 한 번의 기회만이라도 잘 살리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다"라고 돌아봤다. 

지난 2년간 강백호는 악몽의 나날을 보냈다. 잦은 부상과 부진, 국제대회에서의 태도 논란 때문에 여러 고충을 겪었다. 2021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다툴 정도로 맹활약한 그는 2022년 62경기, 2023년 71경기 출전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타율도 2할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정말 긴 2년이었다"라고 돌아본 강백호는 "아무리 선수가 기량이 뛰어나도, 자신감이 있어도 몸이나 마음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쉽고 안 좋았던 기억은 다 잊으려고 한다. 지난 2년도 기억에서 지웠다"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2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KT 경기. KT 강백호가 6회 우중간 1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4.23.


결연한 의지로 절치부심한 강백호는 KBO가 발표한 3~4월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강백호가 월간 MVP 후보에 오른 건 2021년 5월이 마지막. 월간 MVP를 수상한 적은 아직 없다. 

하지만 강백호는 "개인 MVP가 중요한가요. 지금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라며 시큰둥해했다. 그는 "후보에 오른 선수들이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고 나보다 더 잘한다. 지금은 우리 팀이 더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남은 시즌 동안 꾸준히 잘하는 것도 더 중요하다"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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