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탈출 넘버원 불혹 홀드왕 뜰까

입력
2024.05.09 01:00
리그 유일 두자릿수 홀드 노경은



7일 LG전 2사 만루 위기서

박동원 3구 삼진으로 급한 불 꺼

36세 류택현 넘어 최고령 기록 가능

지난해엔 30홀드로 2위 노장 저력

프로야구 이숭용 SSG 감독이 역전 위기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은 노경은(40)이었다.

SSG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대체 선발 송영진(20)의 호투와 신인 정준재(21)의 선제 적시타 등을 앞세워 5회까지 3-1로 앞섰다.

SSG는 6회말 승리조 이로운을 투입해 잠그기에 나섰으나 곧 위기에 빠졌다. 이로운이 박해민과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여기에 김현수의 우전 안타 땐 우익수 하재훈이 포구 실책을 저질러 1루에 있던 박해민을 3루까지 보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후속 타자 오스틴 딘의 뜬공 타구를 잡으려던 2루수 최경모와 1루수 오태곤이 부딪쳤고, 그사이 발 빠른 박해민이 홈까지 들어왔다. SSG는 ‘2루수 희생플라이’로 실점했다.

이로운은 계속된 1사 1루에서 문보경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문성주에게 추가 안타를 허용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으러 마운드에 오른 좌완 한두솔은 대타 김범석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잘 맞은 안타 하나면 경기가 뒤집힐 수 있던 2사 만루의 대위기. ‘불혹의 베테랑’ 노경은이 활활 타오른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섰다. 상대는 직전 타석에서 홈런(1점)을 터트린 박동원. 실투를 놓칠 타자가 아니었다.

괜히 베테랑이 아니었다. 노경은은 포크볼 2개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3구째 시속 146㎞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던져 박동원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3구 삼진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한 노경은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노경은은 7회말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고, SSG는 LG를 4-2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베테랑답게 큰 고비를 잘 넘겼다”고 짚었다.

노경은은 올 시즌 현재 19경기에 구원 등판해 2승1패 11홀드 평균자책 3.32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 전체 불펜 투수 가운데 두 자릿수 홀드를 수확한 건 노경은뿐이다.

2위 그룹 최지강(두산), 임창민(삼성), 조병현(SSG)은 8홀드를 기록 중이다. 지금 기세라면 KBO리그 최초 ‘불혹의 홀드왕’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역대 홀드왕을 차지한 투수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선수는 2007년 류택현(당시 36·LG)이다.

노경은은 지난해 76경기에서 무려 83이닝을 던져 9승5패 2세이브 30홀드를 기록했다. 박영현(21·KT)에게 2개 차로 밀려 아쉽게 타이틀 획득엔 실패했지만, 20대 초반 젊은 투수와 막판까지 경쟁하며 노장의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긴 이닝을 소화해 지칠 법도 한데, 올해도 변함없이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공을 앞세워 SSG의 불펜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노경은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손흥민 10골 10도움 달성
  • 맨시티 리그 4연패
  • 이강인 1골 1도움
  • 오타니 끝내기 안타
  • VNL 여자배구 30연패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