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요원 손에 들어갔다가 팬이 가져갔던 공…두산의 우여곡절 양의지 홈런 기념구 되찾기 스토리

입력
2024.05.08 14:05
수정
2024.05.08 14:05


프로야구에서는 기록을 달성한 순간의 공을 기념구로 간직한다. 투수의 첫 승, 타자의 홈런, 사령탑의 100승 등에서 공을 챙겨둔다.

공이 그라운드 안에 있을 때에는 선수가 직접 챙길 수가 있다. 지난달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을 때에는 포수 강민호가 마지막 아웃카운트 공을 챙겼다. 지난 4일 KT는 이강철 감독의 400승과 신인 투수 육청명의 선발승이 겹치자 5회가 끝나고 공 1개를 챙겼고 경기 후에는 포수 장성우가 마지막 공을 이 감독에게 건넸다.

하지만 담장을 넘어가버리는 홈런볼은 회수하기가 어렵다. 대기록을 달성한 순간의 공이라면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승엽의 개인 통산 600호 홈런볼은 경매에 나와 1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구단들은 그에 맞춘 보상을 주고 기념구를 가져오곤한다.

최근 SSG도 KBO리그 통산 홈런 기록을 새로 쓴 최정의 홈런볼을 습득한 관중에게 기증하는 조건으로 상당한 금액의 혜택을 줬다. 최정은 4월24일 사직 롯데전에서 통산 468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SSG가 준비한 혜택은 2024~2025년 라이브존 시즌권 2매와 최정 친필 사인 배트, 선수단 사인 대형 로고볼, 2025년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두 장은 물론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 온라인 상품권 140만원, 스타벅스 음료 1년 무료 이용권, 조선호텔의 75만원 숙박권, SSG 상품권 50만원 등이었다. 거의 1500만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 경기에서도 기록이 나왔다.



두산 양의지가 2회 쏘아올린 솔로 홈런으로 개인 통산 250번째 홈런이었다. 양의지는 키움 선발 이종민으로부터 홈런을 뽑아냈다. KBO리그 역대 21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포수로만 국한하면 역대 4번째였다. 강민호(321개), 박경완(314개), 이만수(252개)의 뒤를 이었다.

두산은 기념구를 챙기기 위해 좌측 담장 위로 날아간 타구의 행방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우여곡절이 있었다.

양의지가 홈런을 친 후 타구는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공이 펜스와 관중석 사이에 있는 공간에 떨어진 것이다. 이 공간은 경기 진행 요원이 대기하는 곳이었다. 한 진행 요원이 공을 주워 관중석으로 던졌다.

공을 찾으러 간 두산 관계자가 진행요원에게 어떤 관중이 받아갔는지를 물어봤다. 그리고 그 관중을 찾았고 홈런볼을 기증 받기로 했다.

보답의 의미로 선물을 주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팬에게 모자는 물론 이승엽 감독, 양의지, 곽빈 등 3명의 사인볼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름과 연락처, 주소 등을 받아왔고 택배로 보내줄 계획이다.

양의지 개인적으로도 기분 좋은 홈런이었다. 그는 “지난 주에 좀 먹히는 타구가 많아서 쉬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장타가 나와서 개인적으로 만족했고 이 계기로 다음 경기가 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미소지었다. 홈런볼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까 찾았다고 했는데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양의지의 손에 의미있는 공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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