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레전드’ 헐크도 마음 바꿨다 “ABS는 시대적인 흐름,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것”

입력
2024.05.07 11:58
‘KBO리그 포수 레전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올 시즌 도입한 ABS(자동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스템)에 대해 반대에서 찬성의 의견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KBO리그 대표 스타인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황재균(KT WIZ)이 ABS를 향해 강한 불만을 내비쳤던 가운데 이만수 이사장의 의견이 주목된다.

이만수 이사장은 5월 7일 “올 시즌 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ABS다. 흔히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기계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나누니 사람(심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이다 보니 현장의 혼란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ABS가 ‘전통적인 야구’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리그의 공정성 가치를 위한 ABS는 시대적인 흐름이다. ABS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ABS에 맞추는 선수가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그렇지 않은 선수는 도태될 것이다. 구단에서도 성적을 내기 위해서 ABS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소속 선수들의 마인드를 정립해야 할 때다. 반면 KBO는 선수들의 입장에서 이들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어떠한 시스템이든 이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사용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발전하기 마련”이라고 바라봤다.

 사진=천정환 기자

다음은 이만수 이사장의 ABS 관련 메시지다.

메이저리그에는 심판에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천국에서 A 팀인 천국 팀과 B 팀인 지옥 팀하고 야구 경기만 하면 A팀인 천국 팀이 B팀인 지옥 팀에게 늘 지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은 전설적인 홈런 왕 베이브루스가 죽어 천국으로 올라왔다. 그래서 이제는 천국 팀이 무조건 B팀인 지옥 팀에게 이길 수 있다며 환호성을 질었다. 그런데 B팀인 지옥 팀이 미소를 지으며 웃는 것이다. 그러면서 B팀인 지옥 팀이 하는 말이 방금 메이저리그 심판장이 죽어서 지옥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풍자가 있을 정도로 심판의 권위는 정말 대단하다. 올해부터 우리나라프로야구도 새롭게 도입한 ABS 로 인해 프로야구가 개막이 되자마자 연일 이슈다. 나 또한 야구인으로서 ABS 도입을 찬성하지 않았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고 있다.

ABS 도입은 내가 현역 선수였다면 당연히 찬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을 떠나 이제는 우리나라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아마야구까지 앞으로 100년 이상 더 발전하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ABS 도입은 조금 빠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중의 한 이유는 야구에 AI 가 관여하게 된다면 자연히 사람이 설 수 있는 자리가 그만큼 없어지는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수를 하고 엉터리로 한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이 이 세상속에서 노력하고 발전하며, 이 세상을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에 나는 ABS가 야구에 들어온다는 것에 반대했다.

결국 ABS가 도입이 되고 앞으로 야구를 이끌어 가게 되는 것은 심판들의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음을 조심스래 말해본다. 나의 현역시절은 물론 지난 수십년 동안 심판들의 최고 권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했다. 만약 나의 현역시절에 ABS 가 도입이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본다.

우리나라프로야구가 올해 시즌이 시작한지 두달이 다 되어 간다. 물론 나도 종종 TV로 경기를 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 생각은 ABS가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본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지금도 많은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이나 아마야구 선수들 그리고 야구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까지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더 일관성 있게 잘보고 정확하다고들 이야기 한다.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내가 지난 10년 동안 이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본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우리나라프로야구 심판들과 별 다름이 없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특히 플레이오프 같은 중요 경기에서의 심판들은 KBO, MLB 둘 다 아주 높은 수준이고 깔끔하다.

종종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상상할 수 없는 볼 판정에 스트라이크 해서 타자와 팬들에게 야유를 받곤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각이 큰 12-6 커브가 포수가 거의 땅볼로 잡을 정도로 들어왔는데 심판이 스트라이크 를 콜해서 타자와 팬들로 인해 야유와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메이저리그 심판이 한 타자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똑 같이 모든 선수들에게 똑 같이 적용한다는 점이다. 약간 이상해 TV로 보면 분명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정확한 스트라이크였다.

반대로 낙차 큰 커브가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쪽으로 들어왔는데도 심판은 볼로 판정하는 것에 투수가 의아해 마운드에서 두 팔을 벌려 항의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이번에도 똑 같이 TV로 보면 스트라이크 존인 정사각형 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나는 야구인이기 때문에 왜 심판이 낙차 큰 변화구 낮은 볼에 스트라이크를 주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반대로 분명 낙차큰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던졌는데 볼을 심판이 선언하는지 알 수 있다.

아무리 포수가 가운데서 잡아도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사각형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아닌 것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때는 높게 들어온 낙차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와도 스트라이크를 선언할 때도 있고 때론 너무 높이 들어왔기 때문에 같은 볼이라도 볼로 선언할 때도 있다.

그러나 기계는 한결같이 일관성을 갖고 판단한다.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는 유명한 투수와 타자가 ABS관해 의견을 내는것이 인터넷에도 연일 시끄러워 나도 관심을 갖고 그 장면을 보고있다.

분명 타자 안쪽으로 칠 수 없을 것 같은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모두가 똑같이 적용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는 이제 적어도 스트라이크존 만큼은 기계에 맞추어서 하는 운동이 되었다. 이것을 잊어서는 더 큰 선수가 될 수 없다.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고, 선수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또한 일관성 있게 심판을 본다는 것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혹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ABS관리측면에서 발전할 수 있고, 세계최초로 ABS 프로리그 도입이라는 큰 결정을 한 우리나라야구가 이것등에 관해 주도해 나갈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그리고 바로 ABS가 동일하게 어느 구장에 가더라도 똑같이 일관성있게 본다는 것을 프로야구 선수들이나 일반 팬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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