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생각보다 더···강인권 야구, ‘스프린터’의 질주에 ‘마라토너’의 호흡

입력
2024.05.06 15:15
수정
2024.05.06 15:15




프로야구 NC는 지난 주중 시리즈 최종전인 2일 창원 LG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4-5로 패했다. 물리적, 심리적으로 모두 대미지가 남은 경기 뒤 NC는 SSG와 주말 시리즈를 위해 인천으로 먼 길을 달렸다. 벤치 시각으로는 급해질 수 있는 경기에 강인권 NC 감독은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강 감독은 지난 3일 인천 SSG전에서 부동의 주전 2루수 박민우와 우익수 박건우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2루수로는 최정원, 우익수로는 천재환을 선발 카드로 썼다. NC는 SSG 선발로 에이스 김광현이 나선 이날 경기를 타력으로 잡았다. 홈런 3개 포함 14안타에 4사구 11개를 곁들이며 19-5로 대승했다. NC는 이튿날인 4일 SSG전에선 박민우와 박건우 등 핵심 야수들을 포함한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박민우는 1안타 2타점, 박건우는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NC는 8-6으로 둘째 날 경기도 잡았다.

3차전이 예정된 5일에는 비가 왔다. NC는 이동일인 6일까지 이틀간 휴식을 가져가면 가벼운 기분으로 새 주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개막 이후 각 팀이 34~37경기를 치른 시점. NC 이야기를 하는 타구단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분석들이다. 한 구단 핵심 관계자는 그중 강인권 NC 감독의 팀 운영을 얘기하기도 있다. 보유 전력을 안배하며 최대치의 결과를 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주말 팀 운영법은 하나의 ‘사례’였다.

누구나 ‘생각대로’ 한 시즌을 치르기를 원한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NC는 매번 ‘생각대로’를 넘어 ‘생각보다’ 나은 행보를 하고 있다.

NC는 지난 시즌에도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선전했다. 강인권 감독의 출발선 목표는 직전 시즌(67승3무74패)보다 7승을 더하는 것이었는데, NC는 살짝 여유가 생길 만큼 목표 달성을 했다. 직전 시즌에 비해 8승을 보태며 75승2무67패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NC는 6일 현재 22승13패(0.629)로 선두 KIA에 1게임차 2위를 달리고 있다. NC는 시즌 전 5강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지만, 경쟁 가능 그룹에 포함됐을 뿐 유력 주자는 아니었다. 시즌 20승(6패) 고지를 밟았던 극강 에이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오프시즌 팀을 떠난 것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도 점쳐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NC의 레이스는 최상중 최상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

NC가 점차 주목도를 높이는 것은 드러난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숨은 기록’ 하나하나가 NC의 ‘롱런’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점에 여러 관계자가 시선을 두고 있다. NC의 초반 호조가 반짝하며 꺼지지 않고 지속성을 보일 것이라는 지표들이다.

그중 하나는 불펜진이 남긴 숫자들이다. NC는 팀 평균자책 3.64로 1위에 올라있다. 선발 자책(3.60)뿐 아니라 불펜 자책(3.84)도 모두 1위다. 올시즌 3점대 불펜 평균자책을 기록하는 팀은 NC가 유일하다.

승수가 늘어나다 보면 대체로 불펜 승리조 투입도 잦아지게 된다. NC 또한 불펜투수들이 과부하가 걸릴 만하지만, 지금까지 행보는 그렇지 않다. 마무리 이용찬이 20.2이닝으로 KT 미들맨 주권과 20.2이닝으로 불펜 이닝 최다 자리를 나누고 있지만 불펜 이닝수 리그 상위 40인에 NC 투수는 극소수다. 이용찬을 시작으로 김재열(18이닝·8위), 한재승(14.2이닝·33위)까지 3명에 불과하다.



한편으론 선발투수들이 대체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며 팀 불펜 이닝수가 124.1이닝으로 10개구단 중 2번째로 적은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불펜진 수치에는 벤치의 방향성이 담겨있다. 예컨대 강인권 NC 감독은 6일 부상 이력이 있는 좌완 김영규를 두고 “연투를 피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주부터 연투 제한을 풀되 상황이 되더라도 일주일 한 차례만 연투를 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봄의 전쟁을 하면서도 여름 전투까지 시야에 두는 뉘앙스다.

NC는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개막 이후 단거리 육상의 ‘스프린터’처럼 달렸다. 그러나 벤치의 움직임은 ‘마라토너’처럼 길게 보고 움직이고 있다. 바쁜 발걸음에 일정한 호흡, 개막 이후 NC 야구를 설명하는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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