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아, 재충전하라고"…'ERA 8.78' 문동주 딱 한번 걸렀는데, 한화 열흘도 버겁다

입력
2024.05.06 10:42
 한화 이글스 문동주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열흘 안에 대단한 준비를 하기는 쉽지 않죠."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달 29일 우완 투수 문동주(21)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6경기에서 1승2패, 26⅔이닝, 평균자책점 8.78로 부진하고 있었다. 직구 구속은 150㎞ 후반대까지 나오고, 기존 변화구인 커브와 슬라이더에 팀 선배 류현진에게 배운 체인지업까지 장착해 꽤 효과를 보기도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1군 엔트리 말소 직전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3⅓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최 감독은 팀 사정이 여유가 있지 않지만, 멀리 내다보고 문동주에게 머리를 식힐 시간을 줬다. 딱 열흘 이탈을 계획하고 결정한 2군행이었다. 해당 기간 문동주의 빈자리는 딱 한번만 채우면 됐다. 한화는 최근 9위까지 떨어질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고,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김민우의 빈자리는 신인 황준서가 채우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만 등판을 거르면 되기에 문동주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최 감독은 "열흘 안에 대단한 준비를 하기는 쉽지 않다. 문동주 본인도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경기가 뜻대로 잘 안 풀리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적으로도 쫓기고, 그런 점을 회복하는 한 타임을 쉬면서 재충전하고 마음을 가다듬게 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등판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나이가 어려서 뜻대로 경기가 안 풀릴 때는 기존에 경험 많은 선수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다. 올 시즌 문동주에게 거는 기대가 우리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높은 상황에서 뜻대로 경기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까. 2경기 연속 안 좋은 결과가 나와 쉬어가는 개념이다. 결국은 동주가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동주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경기는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었다. KIA는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선빈, 박찬호, 김도영 등이 버티는 리그 1위 타선이다. 말 그대로 거를 타선이 없다. 최 감독은 어차피 1경기만 버티면 되니 퓨처스리그에서 젊은 투수를 수혈하는 대신 베테랑 이태양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오프너의 개념이었다. 이태양이 2~3이닝만 막아줘도 버틸 불펜 수는 충분하다는 계산이었다. 일기예보상 5일 경기는 비로 취소될 확률이 100%에 가깝기도 했고, 5일 선발투수가 류현진이이게 모험을 했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 ⓒ 한화 이글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 한화 이글스

모험의 결과는 참패였다. 이태양이 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빠르게 2번째 투수 장지수를 올려야 했고, 장지수도 1이닝 4실점에 그치면서 일찍이 KIA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이충호(1⅓이닝)-장시환(1이닝)-김범수(1이닝 1실점)-박상원(1이닝)-장민재(1이닝)-김규연(1이닝) 등 준비했던 불펜을 모두 쏟아부었으나 2-10으로 대패했다. 이 패배로 한화는 8위에서 9위로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최 감독은 5일 광주 KIA전이 비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태양이) KIA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워낙 KIA 타선이 좋았고, 이태양의 경험으로 2~3이닝을 기대했는데 아쉬운 경기가 됐다. 어차피 선발의 의미로 나간 게 아니었다. (문)동주가 기약 없이 빠진 자리였다면 로테이션을 돌 선발투수를 기용했겠지만, 한 경기만 동주를 쉬게 하는 개념이라 오프너로 활용한 것이다. KIA 타선이 워낙 좋아서 경험이 있는 이태양을 내보냈다. 어차피 긴 이닝을 끌고 갈 게 아니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양은) 선발 경험이 있고, 길면 3이닝을 봤다. 이태양을 빼고 불펜 투수 1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현상과 이민우는 3연투 날이라 정말 이기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면 안 쓰려 했다. 그 둘을 빼도 불펜 8명을 활용할 수 있어 오프너로 갔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화는 부산으로 이동해 7일부터 9일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7일 선발투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5일 등판 예정이었으나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틀을 더 쉬고 마운드에 오르기로 했다. 나머지 선발투수들도 일정에 변화 없이 하루씩 등판일이 밀린다.

최 감독은 문동주가 열흘을 채우고 1군에 바로 합류하면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최 감독은 "동주는 나이도 어리고, 주 무기가 빠른 공이다. 올해는 류현진과 페냐에게 체인지업도 새롭게 배워서 지난해보다 빈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서 더 무언가를 추가하기 보다는 경기가 안 될 때 다양한 플랜을 바꿔 가는 방안이 나을 것 같다. 지금 던지는 공들의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가면서 높여가면서 경기에서 위기를 넘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동주는 좋을 때는 확 좋은데, 안 좋을 때는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점점 줄여 나가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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