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려고 한 선수들의 줄부상, 홍원기 키움 감독의 마음은 더욱 아프다

입력
2024.04.23 15:23
수정
2024.04.23 15:23


불운이 이렇게 연속으로 겹칠 수 있을까. 올시즌 선전하고 있는 키움이 또 다시 부상으로 전력에 누수가 생겼다.

키움은 지난 22일 외야수 이형종의 수술 사실을 알렸다.

이형종은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8회초 초구 파울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았다. 이형종은 큰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부축을 받으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대타 임지열이 급히 투입됐다.

이형종은 부상을 입은 당일과 다음날인 21일 두 차례 병원 검진을 통해 왼쪽 발등 주상골 골절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구단 측은 “이형종은 25일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술 후 실전 복귀까지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마음을 또 아프게 하는 부상이다.

키움은 개막 전부터 줄부상이 이어져왔다. 미국과 대만에서 이번 시즌 준비를 한 키움은 캠프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나왔다.



내야수 김휘집도 부상을 한 차례 입었으며 외야수 이주형, 투수 장재영은 조기 귀국할 정도였다. 주장 김혜성이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시범경기 기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5선발 경쟁을 펼치던 조영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키움은 서둘러 대체 선발 후보를 찾아야만했다.

개막 후에는 더 굵직한 부상들이 나왔다. 포수 김동헌은 지난 4월8일 병원 두 군데에서 체크를 한 결과 팔꿈치 인대 파열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가급적 수술을 빨리 해야하는 상황이고 올시즌은 더이상 뛸 수 없게 됐다.

그런 와중에 지난 2일 복귀한 이주형이 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개막 전 입었던 부상 부위는 왼쪽 허벅지였고 이번에는 오른쪽 햄스트링이었다. “다리에 쥐가 난다”는 말을 가볍게 듣지 않은 홍 감독이 검진을 권유한 결과 부상을 발견했다.

게다가 지난 14일에는 내야수 이재상이 수비 훈련 도중 포구 과정에서 공에 오른쪽 네번째 손가락을 맞는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회복 기간만 4주가 걸린다.

그리고 이번에는 베테랑 이형종까지 이탈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들의 몸 관리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시범경기에도 신인 선수들이 무리하는 모습이 보이면 바로 자제시켰다. 지난해에도 이정후를 시작으로 주요 선수들이 부상을 입으면서 휘청했던 키움이기에 올해에는 더욱 선수 관리에 신중했다.

지난 6일에는 외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선발 등판한 뒤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자 다음 경기에서는 투구수를 80개로 제한했다. 최근에는 김혜성이 어깨 통증이 생기자 21일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에서 모두 휴식을 취하게 했다.

이렇게 관리를 하는데도 부상자들이 속출하니 손쓸 도리가 없다. 시즌 전 고사까지 열심히 지냈는데도 좀처럼 잘 풀리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열심히 하려다가 입은 부상이기에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다.

홍원기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겨울 비시즌 동안 고척돔에 매일같이 출근해 선수들과 상담 시간을 가진 홍 감독은 누구보다 선수들의 마음에 공감한다. 부상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그 선수의 마음은 어떻겠느냐”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혹여나 재활 중인 선수가 서둘러 돌아오고 싶어서 무리할까봐 언급조차도 자제한다.

이번에도 홍 감독의 마음에 멍이 하나 더 생겼다. 이형종이 지난 겨울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사령탑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이형종은 지난 해 2군으로 내려간 8월부터 올시즌 준비를 했다. 스스로도 “야구하면서 가장 많이 노력해봤다”고 말할 정도였다.

자신의 틀을 깨기 위해 대만에서는 샛노란 머리 스타일을 하고 훈련을 했다. 홍 감독은 “선수가 좋다면 그런 머리 스타일도 얼마든지 환영”이라며 북돋아줬다.

이형종은 젊은 선수들이 가득한 키움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도 한다. 이용규, 이원석 등 몇 안 되는 고참 선수들이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후배들을 이끌었기에 키움으로는 더욱 공백이 아쉬운 선수다. 이형종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21경기 타율 0.268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1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지난 겨울 노력한 결과를 냈다.

줄부상 속에서도 키움은 13승10패 승률 0.565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키움으로서는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이 자책하지 않도록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홍 감독의 마음은 물론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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