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다승왕’이라는 목표에는 ‘어게인(Again) 2023’을 통해 다시 최정상에 서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었다.
이예원(23메디힐)은 202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13~16일, 태국 푸껫, 총상금 80만 달러11억5000만 원)을 앞두고 12일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시즌 첫 대회가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라 좋은 기억을 갖고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 골프장이 내 스타일하고 잘 맞는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부심을 갖고 타이틀 방어를 욕심 내 보겠다”고 밝혔다.
1,2라운드에서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14위)이 가장 높은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동반 라운드를 하는 그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지난해에는 긴장도 하고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는데, 내일은 내 플레이를 하면서 대화도 하면서 즐겨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승 등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통산 13승을 수확한 야마시타는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강자다.
이예원은 지난해 5월 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 도전해 3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쳤지만 마지막 날 흔들려 우승 트로피를 아마추어 이효송에게 넘겨주고 3위에 오른바 있다. 당시 야마시타와 챔피언조에서 함께 플레이했고, 야마시타는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예원은 “최종 라운드 때 바람도 불고 핀 포지션이 어려웠다. 단독 선두로 시작해 우승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내 샷이 잘 안 나왔다”고 돌아본 뒤 “그때도 야마시타 선수는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대화도 나누면서 즐겁게 라운드하겠다”고 부연했다.
2022년 우승 없이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예원은 이듬해 3승을 거두며 대상상금평균타수 3관왕을 석권해 2021~2022년 KLPGA 투어를 지배했던 박민지의 ‘대세’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2024년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2년 연속 3승을 수확하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하지만 대상(4위), 상금(7위), 평균타수(8위) 등 3개 부문 모두 순위가 내려가 아쉬움을 남겼다. 다름 아닌 이예원이기에 부족함이 느껴지는 성적표였다.
4월과 8월, 10월에 우승 기쁨을 누렸던 2023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뒤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6월 초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고도 이후 챔피언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진 탓에 원하는 구질이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해 중반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원인을 털어놓은 그는 “그래서 이번 겨울 호주 전지훈련 때 트레이너와 함께 러닝과 근력 강화 등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다.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며 “여기에 스윙을 교정하면서 볼을 편하고 일정하게 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시즌 목표를 묻자, 망설임 없이 “단독 다승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2023년 3승을 거두고 3관왕을 차지하고도 4승을 수확한 임진희에 밀려 다승왕을 놓쳤던 그는 지난해 공동 다승왕에 올랐지만 ‘단독 다승왕’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다. “올해 4승 또는 5승을 하면 단독 다승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가능한 한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는 그의 표정에서 ‘넘버 1’ 자리에 다시 서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졌다.
푸껫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