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김민수 영상 기자] 드라마를 만들어도 이렇게 만들기는 어렵다는 말, 이번 올림픽에서 자주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삐약이 신유빈, 이번 대회에서 또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도쿄 올림픽에서 경험을 쌓고 지난해 열렸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됐죠.
파리에서는 스스로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혼합 복식에서 임종훈과 동메달을 합작하고 바로 단식에 나서 힘들 것 같았지만, 여유 있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요.
일본 히라노 미우와의 8강에서 또 하나 배운 것 같습니다. 3-0으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3-3으로 허용했고 마지막 게임에서도 거의 지고 있었던 경기를 가져왔죠. 이 경기를 놓쳤다면 아마 신유빈 선수 인생에서도 큰 상처가 될 수 있었겠지만, 냉정한 승부 후 눈물을 쏟는 그 모습, 정말 같이 울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네요.
이제 4강에서는 중국의 첸멍을 상대하죠. 첸멍은 도쿄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습니다. 탁구에서 만리장성 넘는 것은 우승과도 같다는 말이 있죠. 지난 1월 WTT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1-4로 패했던 기억을 살려 영리하게 경기를 해봤으면 좋겠네요.
복싱 여자 54kg급 임애지 선수, 한국 복싱에 산소를 불어 넣었습니다. 전략적인 승부로 콜롬비아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타를 심판 판정 3-2로 이겼어요.
카스타네다는 정말 터프했죠. 계속 붙어 승부하려고 했던 것을 임애지는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유효타를 적중했고요.
동메달을 확보했죠. 한국 여자 복싱에는 새역사고 남녀 모두 봐도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당시 은메달을 획득했던 주인공이 현재 임애지를 가르치는 한순철 코치니 이런 스토리도 흥미롭습니다. 그러고 보면 신유빈, 임애지 두 선수 모두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픔을 파리에서 치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집안싸움을 했던 배드민턴 혼합복식 정나은-김원호 조와 채유정-서승재 조, 보는 사람이 놀랄 정도로 모든 힘을 짜내 싸운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양 벤치에 코치들이 없었죠. 서로 다른 국가의 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치열한 랠리, 김원호 선수가 세 번째 게임에서 메디컬 타임을 부른 뒤 구토하는 장면에서 얼마나 진심을 다해 싸웠을까 싶습니다. 이런 게 바로 정정당당의 스포츠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김원호-정나은 선수는 결승에서 책임감을 갖고 싸우겠다고 했으니 말 그대로 해줬으면 좋겠고 서승재-채유정 선수는 동메달을 꼭 가져왔으면 좋겠습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