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화순군청 소속 임애지(25)가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임애지는 빠른 스텝을 장점으로 '발로 하는 복싱'을 추구하면서 여자 복싱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임애지는 2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 3-2로 판정승했다.
2라운드까지 근소한 우위를 점한 임애지는 최종 3라운드 들어 상대의 거센 반격에 고전했지만, 침착하게 유효타를 날리며 선전했다.
최종 판정은 임애지의 판정승. 5명의 심판 중 3명이 임애지가 우세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4강 진출권을 획득하는 동시에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은 4강전 패자들의 3-4위전을 치르지 않고 2명에게 동메달을 수여하기 때문에 임애지는 이날 승리로 메달리스트 자리를 예약했다.
임애지는 4일 오후 11시 34분 '세계선수권 챔피언' 해티스 아크바스(튀르키예)와 결승행을 다툰다.
화순 출신인 임애지는 화순중학교, 전남기술과학고등학교,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했다.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여자 복싱 국가대표를 비롯해 도쿄올림픽,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지난달 초 올림픽 복싱 2차 세계 예선을 통해 파리행 티켓을 따낸 임애지는 두 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메달까지 획득했다.
임애지를 지도하고 있는 박구 화순군청 복싱부 감독은 "임애지의 장점은 빠른 스텝을 가지고서 '발로 하는 복싱'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빠른 스텝을 이용하는 임애지는 정면으로만 압박하는 것이 아닌 측면으로도 다양하게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사각지대를 공략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박 감독은 "도쿄 올림픽에서는 잠깐 침체돼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다"며 "4강전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화순군은 4일 오후 펼쳐지는 임애지의 준결승전에는 대규모 응원전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