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호] 커리어 첫 이적, 우리은행의 일원이 된 심성영

입력
2025.01.29 01:27
심성영은 지난 2011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지난 시즌까지 심성영은 KB스타즈의 유니폼만을 입고 활약하면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런 심성영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번 비시즌 2차 FA 명단에 오른 심성영은 우리은행으로의 이적을 선택하면서 제 2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의 일원으로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심성영을 만나봤다.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1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2024년 12월 중순에 진행됐습니다*

새로운 도전

심성영은 지난 2011년 이후 무려 14년 동안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그런 심성영은 이번 비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차 FA 자격을 획득한 후 우리은행으로의 이적을 선택한 것. 심성영은 3년, 보수 총액 1억 2천만원의 조건에 이적을 결정했다.

"제가 KB스타즈의 프랜차이즈로 오래 있었잖아요. 거기에 있으면서 정말 잘 지내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FA였고 감사하게도 우리은행에서 연락을 주셔서 선택을 하게 됐어요. 새로운 도전이자 저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선택했어요."

변화의 필요성과 새로운 도전.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심성영은 많은 고민 끝 도전에 나섰다. 선택을 하긴 했지만 14년을 뛴 정든 구단을 떠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특히 KB스타즈의 체육관에서 짐을 뺐을 때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왔다고 이야기한 심성영이다.

"고민을 엄청 했죠. 원래 고민을 많이 하고 신중한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런 선택이 필요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고민하던 것을 실천해보자고 결정했고 정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것 같아요."

"체육관에 제 짐이 정말 많더라고요. (웃음) 짐을 빼는데 하루종일 걸렸어요. 그때의 감정은 태어나서 처음 느낀 감정이었어요. 짐을 싸고 거기를 나오는데 마음이 이상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더라고요. 시원섭섭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2022-2023시즌 심성영은 경기 당 21분 39초를 출전하며 평균 7.2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23-2024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평균 9분 8초로 줄었다. 이런 부분들 역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 계기가 됐을까.

"그런 부분들이 있기도 했고 제가 지난 2년 동안 정말 많이 다쳤거든요. 부상을 당하고 재활을 하고 복귀하면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어요. 그러다 또 다치고 재활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왔어요."

이적을 결정하긴 했지만 KB스타즈라는 팀은 여전히 심성영에게 의미가 큰 팀이다.

"KB스타즈는 저한테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은 팀이죠. 힘들었던 순간도 많지만 좋은 추억이 더 많은 팀이고요. 아직도 애정해요. (웃음)"

중요했던 비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심성영이 선택한 구단은 우리은행. 6개 구단 중 훈련 난이도가 가장 높기로 명성이 자자한 구단이다. 이적을 결정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걱정 최대치로 올리고 왔죠. (웃음) 진짜 힘들긴 하더라고요. 저도 연차가 적지는 않지만 정말 훈련량이 많은 것 같았어요. 그래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었어요. 힘들겠다, 잘 견뎌야겠다 마음을 먹고 들어왔어요."

"우리은행의 훈련은 양과 질 모두가 달랐던 것 같아요. 특히 수비 연습을 많이 하거든요. KB스타즈에서는 공격과 수비를 50대 50 정도로 연습했는데 여기는 수비 비중이 크더라고요. 아무래도 수비 훈련이 공격 훈련보다 에너지 소모가 크거든요. 그러다 보니 힘든 것을 많이 느끼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이적생들이 거쳐야 할 또 하나의 과정은 바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다. 14년을 지내던 곳에서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뀐 상황이었기 때문에 적응에 대한 것 역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내성적이기도 해서 적응이 힘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와서 지내다 보니까 생각보다 적응을 너무 빨리 했더라고요. 훈련량은 아직도 적응 중이긴 한데 (웃음) 선수들이랑은 정말 단기간에 빨리 친해졌어요. 아무래도 같이 열심히 훈련을 하다 보니까 그런 효과가 있지 않나 싶어요. 선수들끼리 똘똘 뭉치게 되는 단합이 생겼던 것 같아요."

"비시즌에 훈련할 때 내일을 보지 않았어요. 하루하루를 잘 버티자는 마음으로 비시즌을 보낸 것 같아요. 내일은 없으니 오늘만 잘 견뎌내고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힘든 순간에도 같이 이겨내 준 선수들이 있어서 좀 더 잘 보낸 것 같아요. 그게 되게 컸어요."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와서였을까. 비시즌 당시 살이 많이 빠진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서 그렇게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몸무게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어요. 다만 근육량 차이인 것 같아요. 웨이트도 자주 하고 무게도 훨씬 많이 들다 보니까 지방이 많이 빠졌어요. 근육량이 늘어나도 몸도 좋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지난 시즌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던 우리은행이다. 그러나 이번 비시즌 우리은행은 큰 폭의 변화를 경험했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들인 박지현, 나윤정, 최이샘, 박혜진 등이 모두 이적을 택하면서 우리은행은 새로운 선수들로 로스터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워낙 변화의 폭이 컸기 때문에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는 것 역시 비시즌의 과제였다.

"다들 새로운 팀에서 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그런데 훈련량도 있고 함께 있는 시간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선수들이 다들 훈련에 집중하는 태도가 좋고 다들 잘해보자는 마인드가 좋아서 크게 안 맞는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어요. 안 되는 것이 있으면 서로 대화도 자주 나누고요. 그런 부분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오지 않나 싶어요. 처음에는 다 새롭기도 하고 많이 바뀌기도 해서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어요."

기대 이상의 전반기와 남은 후반기

WKBL은 16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많은 변화로 인해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우려를 샀던 우리은행은 예상을 뛰어넘는 끈끈함을 선보이면서 전반기 10승 5패,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매 경기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을 하고 나가요.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우리가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거을 제대로 하자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고 있어요.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강조하시기도 하고요. 결과보다는 과정을 생각하고 나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경기가 끝나 보면 이겨 있고 그러더라고요. (웃음)"

위성우 감독의 남다른 지도력 역시 이번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현재의 전력으로도 예상 밖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위성우 감독의 디테일한 지도 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님이요? 엄청 디테일하세요. 저도 농구를 짧게 한 것은 아닌데 새로 배우는 것도 되게 많아요. 미스한 부분에 대해서 그냥 넘어가시지 않고 될 때까지 알려주시기도 하고요. 또 예를 들어 수비 자세나 손의 위치, 심지어는 눈을 어디다 둬야 하는지까지도 알려주세요. 그러다보니 저도 새로 배우는 것이 많고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한 김단비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것 역시 크다.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이 리그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김단비는 평균 21.4점 10.3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 2점슛 성공, 공헌도 등에서 리그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우리은행의 선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운동을 같이 하면서도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범접할 수 없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언니랑 지내면서 정말 배울 것도 많아요. 실력도 좋은데 열정도 정말 뛰어나요. 그래서 다들 김단비, 김단비 하는구나를 여기 와서 피부에 와닿게 느끼고 있어요. 다른 팀에 있을 때는 (김)단비 언니 대단하다 정도였는데 같은 팀에서 겪어보니까 진짜 정말 대단하다, 최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요. 정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언니라고 생각해요."

예상 외로 선전한 전반기이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른 신한은행과의 경기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단비가 팔꿈치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중심을 잃은 우리은행은 1쿼터에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인 끝에 패배했다.

"다들 하자는 의욕은 있었는데 초반에는 너무 의욕만 앞섰던 것 같아요. 계속 0점이니까 미칠 것 같더라고요. 단비 언니가 없으면 제가 최고참이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줬어야 했는데 저도 정신없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미안하고 추운 날씨에 보러 와 주신 팬분들께도 너무 죄송했어요. 정말 속상했지만 브레이크 기간 동안 우리의 문제를 다시 보완하면 남은 경기들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즌의 절반을 소화한 현재까지 심성영은 경기 당 21분 29초를 뛰며 5.8점의 기록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한층 많은 기회를 받으면서 새로운 팀에 적응을 이어오고 있다.

"전반기에 잘 된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자고 매번 다짐하는데 끝나면 항상 후회가 되고 아쉽더라고요."

"후반기에는 좀 더 팀에 기여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제가 해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생각하고 그런 부분이 플레이로 나올 수 있는 후반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을 열심히 해야죠. 브레이크 기간 동안 제가 부족한 부분을 다듬에서 후반기에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며 심성영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제가 잘하든 못하든 항상 응원을 해주세요. 그런 부분들에서 제가 좀 더 잘해야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들게 해주시는 분들이에요. 어떻게 이렇게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해 주실 수 있지? 하면서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 주시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 제가 열심히 하게 되는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는 분들이고 너무 감사해요. 그건 정말 받아 본 사람만 아는 감정이고 느낌인데 제가 그런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팬들을 위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열심히 해서 후반기에는 팬분들이 저로 인해서 많이 웃을 수 있는 2025년이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 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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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덩
    더 보여줄게 많은 거 같지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안다치고 플옵까지 쭈욱 기대합니다
    17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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