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 1년 더 KCC 지휘봉 잡는다. PO 드라마+강력한 부산 팬심, 명장의 마음을 돌렸다

입력
2024.05.09 14:03
사진제공=KBL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전창진 감독이 1년 더 KCC 지휘봉을 잡는다.

KCC 최형길 단장은 9일 "전창진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전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실제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렵게 설득했다"며 "KCC 챔프전 우승을 이끈 전 감독이 1년 더 지휘봉을 잡는다"고 했다.

전 감독 역시 '일단 1년 더 하시는거죠'라고 묻자, "네"라고 했다.

전 감독과 KCC의 계약기간은 2025년 여름까지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 감독은 정규리그과 플레이오프에서 여러 차례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일단 최선을 다해 우승을 시킨 뒤 물러날 것"이라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KCC는 정규리그에서 많은 해프닝이 있었다. 기존 허 웅 라건아 이승현에 송교창과 최준용이 가세했다. '슈퍼팀'이라는 애칭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규리그 초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허 웅은 제 몫을 했지만, 이승현은 부상 후유증이 있었고, 라건아도 '노쇠화 현상'이 있었다. 최준용과 송교창은 잔부상으로 복귀와 이탈을 반복했다.

KCC에 기대했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개성이 넘치는 선수들이 많았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알리제 존슨은 '출전 거부'라는 해프닝도 있었다.

전 감독은 책임감을 느꼈다. 게다가 성적이 좋지 않자 관중석에서는 '쌍욕'을 듣기도 했고, KCC 팬들은 퇴진 트럭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는 플레이오프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홈 연고지 부산 팬의 비판을 받는 건 당연하다. 관중석에서 'XXX"라는 욕을 듣기도 했고, 트럭시위도 있었다. 충격을 받았다. 모두 내가 부족한 탓이었다. 나이 먹고 욕을 먹는 것도 싫었다. '내가 이제 지휘봉을 놓아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 감독이 수 차례 '올 시즌이 마지막 사령탑'이라고 말했던 이유다.

하지만, 강력한 반전이 일어났다. 플레이오프에서 KCC 선수들의 응집력과 조직력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전 감독은 '슈퍼 로테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주전 의존도를 최소화했다. 30분 이상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공수 트랜지션을 강하게 했다. 세트 오펜스에서 디테일한 전술로 상대 수비를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허 웅 라건아 송교창 최준용은 자신들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결국, KCC 선수들의 재능과 조직력의 조합이 극적으로 이뤄졌고, 결과물은 달콤한 우승이었다. 플레이오프 6강 SK, 4강 DB, 챔프전 KT 모두 상대가 되지 않았다. 우승에 필요한 10승을 거두는 동안, 단 2패만을 허락했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프로농구 출범 최초로 정규리그 5위가 챔피언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었다.

KCC의 경기력이 달라지자, 팬들도 그동안의 미안함을 전창진 감독의 커피차로 보답했다. 그의 이름으로 재치있는 3행시 사과도 있었다. '(전)에 우리가 했던 말 (창)진이 형 (진)짜 미안해요'라고 적었다.

게다가 챔프전 3, 4차전에서 KCC의 새로운 연고지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는 연속 1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왔다. 전 감독의 소개멘트에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이어졌다.

챔프전 우승 직후 '많은 챔프전을 경험했지만, 이정도의 팬 환호는 본 적이 없다. 부산 팬 여러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 야구만 있는 게 아니라 농구도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했다. 결국, KCC의 플레이오프 반전 드라마와 팬의 성원에 전 감독도 마음을 돌렸다. 다음 시즌 KCC의 '슈퍼 로테이션'은 계속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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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울산가서하겠네
    우승한번 더 하면 쉴수가 없을수도 ㅎㅎ
    10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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