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 코치 합류… ‘변화’의 이승엽호 “허슬두 재현하겠다”

입력
2024.11.06 16:41
수정
2024.11.06 16:41
6일 이천 베어스파크 마무리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김종원 기자


겨울잠은 잠시 미뤘다. 곰 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이 고단했던 2024시즌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정규리그 4위(74승68무2패)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지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2, 3일 홈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두 경기(0-4, 0-1)를 내리 패하면서 가을 무대에서 탈락했다. 2015년 WC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정규리그 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기력한 패배, 불면의 밤이 계속됐다. 6일 두산의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이 “시즌이 끝난 게 한 달 정도 됐는데, (인생에 있어) 가장 긴 시간을 보낸 듯싶다. 체감상 1년처럼 느껴졌다“고 말한 까닭이다. 변화가 필요했다.

10월2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당시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령탑과 구단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내린 결론은 ‘세대교체’다. 특히 코칭스태프 구성에서 큰 개편이 엿보인다. 두산은 앞서 박흥식 수석코치를 포함해 김한수 타격코치, 퓨처스팀 이정훈 감독, 이광우·강석천·김상진·정진호 코치 등과의 재계약 불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우리 팀의 문제점, 방향성 등을 돌아봤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젊은 코치들이 합류하게 됐는데, 선수들과 함께 더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팀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최종 인선은 아직이지만, 대체적인 윤곽은 잡혔다. ‘레전드’ 박석민이 1군 타격코치로 합류한다. 현역 시절 삼성, NC 유니폼을 입고 통산 269홈런을 때려낸 강타자 출신 박 코치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3군 육성코치로 활약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현역 시절 박석민 코치의 모습.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 감독은 “(박 코치는) 이미 귀국했고, 오는 8일부터 팀에 합류해 이천 마무리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며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참고로 차기 1군 수석코치는 고토 코지 주루코치가 맡을 예정이다. 코치진 최종 발표는 마무리 훈련 막바지에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마무리훈련 역시 세대교체를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해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총 39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이 가운데 투수 최준호·박지호, 외야수 김동준 등 유망주들이 포함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편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핑계는 없다”고 강조한 이 감독은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과거 두산이 강했던 그 모습을 되찾겠다.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이른바 ‘허슬두’를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처절한 반성 속 이승엽호가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천=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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