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유일 구기종목이 된 여자 핸드볼…현장은 "위기이자 기회"

입력
2024.04.30 08:00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유일한 구기종목이 된 여자 핸드볼. 핸드볼 관계자들은 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오는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 구기 종목의 분위기는 다소 우울하다. 이미 남자 배구, 여자 배구, 남자 농구, 여자 농구, 여자 축구, 남자 핸드볼이 연달아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지난 26일 남자 축구마저 본선 티켓을 놓쳤기 때문이다.

특히 1988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 본선을 놓치지 않았던 남자 축구의 실패는 충격이 더 크다. 올림픽 종목이 아닌 야구를 포함해, 프로 4대 스포츠는 전멸이다.

이로써 11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여자 핸드볼이 이번 올림픽 구기 종목의 유일한 희망이자 자존심이 됐다. 여자 핸드볼은 외국인 사령탑인 헨릭 시그넬 감독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핸드볼 관계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이 씁쓸한 현실을 바라보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뉴스1'에 "아무래도 (여자 핸드볼만 남아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축구마저 탈락하는 걸 봤을 때 당연히 아쉬움이 더 컸다"며 "표현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겠지만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도 지금의 분위기는 분명 더 부담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짚었다.

이어 "하지만 올림픽에서 부담은 언제나 존재했다. 현실적으로는 다른 구기 종목 상황과 상관없이 결국 핸드볼 안에서의 싸움"이라면서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다만 여자 핸드볼도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8·1992 대회 금메달 등 한때 세계 정상을 유지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유럽의 전력이 크게 올라가면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8위에 그쳤고,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이번 대회서도 한국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강호들과 한 조에 속해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다른 관계자는 "사실 여자 핸드볼도 본선에 오르기는 했지만 예전처럼 '메달 따오겠다'는 말을 쉽게 할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우리만 남았으니 적어도 책임감과 사명감은 더 높아진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우생순' 신화의 주역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상은 핸드볼 해설위원은 '뉴스1'에 "이번 사태가 한국 스포츠 전체적으로는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냉정히 말해 핸드볼만 놓고 보면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핸드볼은 비인기 종목임에도 국제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 덕분에 팬들의 사랑을 받곤 했다"면서 "(올림픽에) 다른 구기종목이 없는 상황이라 핸드볼이 상대적으로 더 시선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핸드볼 대표팀은 물론 H리그까지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한국 스포츠 전체로 보면 분명 위기다. 하지만 핸드볼이 이번 기회를 살려 살아난다면 다른 구기 종목들까지도 다시 같이 힘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위기지만 기회"라고 밝혔다.

한편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5월 13일 진천선수촌에 입촌,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올림픽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한다. 이후 대표팀은 6월 중순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파리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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