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선수들 대거 사라진 ‘2년차’ V리그 아시아쿼터, 용병급 신체 조건 갖춘 이란·중국·호주가 대세로···고민 안은 KOVO

입력
2024.05.06 07:00
수정
2024.05.06 07:00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아시아쿼터 선수를 선발하는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 행사가 지난주 제주에서 마무리됐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행사에서 추첨을 통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쥔 남자배구 우리카드는 아웃사이드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이란)를 지명했다. 여자배구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막내’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 장위(중국)를 선발하며 부족한 전력을 채웠다.

아시아쿼터 첫 시즌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선수 저변이 약해 높아진 선수 몸값에, 선수 이동이 적은 V리그에서 저렴한 금액에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여자배구에서는 정관장을 7년 만에 ‘봄 배구’로 이끈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와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에 공헌한 위파위 시통(태국), 그리고 IBK기업은행의 세터 공백을 잘 메운 폰푼 게드파르드(태국) 등 성공사례가 나왔다. 남자배구에서도 한국전력의 리베로 이가 료헤이(일본)와 OK금융그룹의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 밧수(몽골) 등이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면서 여자배구는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선수들의 연봉을 1년 차 12만달러, 2년 차 15만달러로 인상했다. 남자부는 1년 차 연봉 10만달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2년 차를 12만달러로 조금 늘렸다.

두 번째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이 있었다. 아시아쿼터 대상 국가는 동아시아 4개국(일본·몽골·타이완·홍콩)과 동남아시아 6개국(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미얀마) 등 기존 10개국에서 이번에 64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여자부에는 배구 강국인 중국이 들어갔다. 남자부에서도 외국인 선수 국적으로 익숙한 이란, 호주 등 선수들이 포함되면서 선수 선발 트렌드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명된 선수들 면면을 보면, 체격 조건부터 남다르다. 여자배구 1순위 장위를 비롯해 4순위로 흥국생명이 뽑은 미들블로커 황루이레이(중국), GS칼텍스가 7순위로 뽑은 아웃사이드히터 스테퍼니 와일러(독일-독일)까지 1m95가 넘는 장신이다. 한국도로공사가 3순위로 선발한 1m89의 아웃사이드히터 유니에스카 로블레스 바티스타는 카자흐스탄 대표 경력이 있지만, 사실상 쿠바 출신 선수다.

남자배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란이 강세였다. 사예드 모하마드 무사비 등 5명의 이란 출신의 상위 지명 후보가 대거 불참하면서 “마땅한 1순위 후보가 안보인다”는 푸념도 나왔지만, 결국 드래프트에서 이란 출신 날개 공격수 지명(3명)이 가장 많았다. 중국 선수가 2명, 호주와 일본 선수가 각각 1명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 선수 옵션이 하나 더 추가하는 느낌이다. 동남아 선수들은 사실상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을 통해 국내 선수 대비 적은 연봉으로 우수한 아시아권 선수를 영입하면서 동남아 시장에 해외 방송권 판매 등도 기대했다. 그러나 동남아 선수들이 외면받으면서 취지가 무색케 됐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동남아 선수는 재계약한 메가와 위파위 뿐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메가 효과를 톡톡히 누린 V리그, 정관장을 봤을 때 동남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꼈다. 그렇다면 결국 아시아쿼터 선수 선발에도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그렇지만 국내 선수들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더 많은 아시아쿼터 선수를 선발하자는 목소리에는 반대도 클 수밖에 없다.

현재 트라이아웃으로 진행되는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등에 자유선발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몇몇 구단 관계자는 “KOVO에서 이 행사를 위해 들어가는 돈과 각 구단이 들이는 노력에 비해 선수의 기량이 떨어진다. 게다가 무엇보다 현 트라이아웃 제도에서는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파악해 뽑는게 쉽지 않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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