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한수지-한송이-여오현...시대 이끈 베테랑들 '작별의 4월' (종합)

입력
2024.04.28 10:40
왼쪽 시계방향으로 한송이-여오현-정대영-한수지ⓒKOVO,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여자배구와 남자배구의 기둥으로 코트를 누볐던 베테랑들이 한꺼번에 은퇴를 발표하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정관장은 지난 26일 "미들블로커 한송이가 현역에서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송이는 2005년 출범해 스무 해를 맞은 V-리그에서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프로리그 원년부터 23-24시즌까지 20시즌을 모두 뛰었다.

한송이는 2002 슈퍼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하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도로공사에서 6년을 활약한 후 2008년에는 흥국생명에 입단, 당시 FA 최고 연봉인 1억5천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김연경과 함께 활약하며 08-09시즌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후 2011년에 GS칼텍스로 이적해 2016-17시즌까지 약 6년 가량을 활약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프로 마지막 팀인 정관장(당시 KGC인삼공사)으로 건너왔다. 이후 정호영, 박은진 등 젊은 후배들이 주전으로 올라서며 백업으로 머물렀지만 팀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등 맏언니로서 든든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도맡았다.한송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한송이는 은퇴가 발표되는 날 본인의 SNS를 통해 "마지막 시즌임을 알고 시작했던 터라 매 순간순간이 소중했다"며 "그렇기에 코트에 서는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플레이했고 아쉬움이 없을 것 같았는데 청승맞게 왜 계속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이제 더 이상 선수로 뛸 수 없다는 아쉬움의 눈물인지, 그동안 받았던 사랑에 대한 감사함의 눈물인지 이 눈물의 의미를 저 또한 알지 못하지만 아무쪼록 많이, 많이, 아주 많이 감사했다"라며 마지막 인삿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송이에 앞서 올 시즌 가장 먼저 은퇴를 발표한 선수는 GS칼텍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미들블로커 정대영이었다.

정대영은 지난 3일, 사실승 여자부 FA가 시작됨과 동시에 구단을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정대영ⓒ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정대영 역시 한송이와 마찬가지로 실업리그에서 처음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당시 실업팀이었던 현대건설에 입단하며 당시 리그의 주축 선수로 맹활약을 펼쳤다. 현대건설에서 8년 가량을 뛴 정대영은 V-리그가 출범한 후 첫 FA 자격을 얻었다.

이후 2007년 GS칼텍스로 이적해 13-14시즌을 뛰고 한국도로공사로 건너갔다. 베테랑으로 팀의 중원을 지키며 활약하다가 22-23시즌을 마친 후, 6번째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인 GS칼텍스로 돌아와 한 시즌을 더 머물렀고, 자그마치 25년만에 현역 은퇴를 택했다. 다만 나이로 인한 기량 하락 등으로 23-24시즌은 많은 활약이 없었다. 정대영의 마지막 프로 성적표는 22경기 53세트 출전, 누적 57득점, 공격종합성공률 43.75%, 블로킹 세트당 0.32, 디그 세트당 0.91, 리시브효율 50% 등을 기록했다.

구단을 통해 그는 "선수 생활을 해오며 은퇴를 여러번 생각했지만 막상 은퇴할 시점이 다가오니 고민이 많았다"며 "사랑하는 팬들 앞에서 다시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팬들께서 앞으로의 새로운 인생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기쁠 것 같고, 항상 정대영이라는 선수를 잊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며 은퇴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한수지가 흥국생명 김수지의 블로킹을 피해 공격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직후 2주 가량이 더 지나 후배인 한수지 역시 은퇴를 택하며 배구공을 내려놓았다. V-리그 출범 직후인 2006년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데뷔, 이후 정관장을 거쳐 다시 GS칼텍스로 돌아온 그는 22-23시즌 세트당 0.83의 기록으로 블로킹 시즌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든든한 활약을 선보였다. 23-24시즌에도 이동공격에서 60%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더불어 남자배구의 '리빙레전드' 리베로인 여오현은 구단(현대캐피탈)의 공식 은퇴 발표 없이 조용히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한다. 독특하게도 그가 평생을 머물러왔던 남자배구가 아닌, 여자배구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됐다.IBK기업은행 여오현 수석 코치, 기업은행 공식 SNS 계정

IBK기업은행은 지난 26일 공식 SNS를 통해 "여오현 수석 코치님이 IBK기업은행 배구단과 함께 하게 됐다"고 발표하며 사실상 그의 현역 은퇴를 가장 먼저 알렸다. 같은 날 현대캐피탈 역시 SNS를 통해 "여오현 플레잉 코치가 현대캐피탈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여오현은 2000년 삼성화재를 통한 선수 데뷔와 동시에 세계적인 리베로로 주목받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리베로로 불리며 삼성화재에서 13년 간 몸 담았고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기둥으로 맹활약했다. 기본적인 디그, 리시브는 물론이며 이단 연결에서도 입지전적인 능력치를 선보였다. 이후 2012년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후 현대캐피탈로 이적, 2015년에 플레잉코치로 선임되며 향후 9년을 더 활약하고 마침내 24년 간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업은행은 이영택 현 GS칼텍스 감독이 빠져나간 수석코치 자리를 여오현으로 채우며 수비력 육성에 무게를 실었다.

리그를 좌지우지하던 베테랑 세대의 대거 은퇴 소식이 이어진 4월이다. 현재 프로배구판에 현역으로 남아있는 30대 중후반 노장들의 향방과 더불어 젊은세대들의 활약에 눈이 모인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은 오는 29일부터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여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으로 24-25시즌을 대비하는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이후 5월 1일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남자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이 개최된다.

사진= KOVO, MHN스포츠 DB, 기업은행 SNS<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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