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고작 '8개월용' 그친 신태용, "2027년까지 임기 보장해준 인니에 화답했다"

입력
2024.04.26 10:38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한국이 외면했던 지도자 신태용(53)이 대한민국을 제압했다.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 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을 상대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2 동점으로 승부차기에 진입해 11-10으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패배로 황선홍호는 U-23 아시안 컵 8강 탈락과 함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 달성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시종일관 압도했다.

백종범 골키퍼를 필두로 조현택(김천), 이강희(경남), 변준수(광주) 스리백을 구성한 한국은 중원을 거치는 빌드업 대신 이번 대회 컨디션이 좋은 이영준(김천)을 향한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경기 초반이 지나자, 신태용 감독은 황선홍 감독의 전술을 완벽히 간파했고 최후방 부근부터 기초 빌드업을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그렇다고 신태용 감독이 수비 라인을 두텁게 갖춘 뒤 선수비, 후 역습 구조로 임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채 공격적인 플레이로 한국을 압박했다.



이는 수치를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은 공격 유의미한 지표에서 대부분 인도네시아에 크게 밀렸다. 전반전 점유율도 52%-48%로 내줬고 슈팅 수에선 7-1, 유효 슈팅 수에서도 3-0으로 뒤졌다.

이후의 흐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통틀어 인도네시아는 점유율 53%를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고 슈팅은 21개, 유효 슈팅은 5개를 기록하며 슈팅 8개, 유효 슈팅 2개에 그친 한국에 앞섰다.



오히려 경기 전체를 봤을 땐 신태용 감독이 버티는 인도네시아와 연장 승부까지 펼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경기 종료 후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된 신태용 감독을 향해 각종 언론 매체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신태용 감독은 과거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한국 A대표팀까지 맡았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선 대표팀 감독을 맡던 슈틸리케가 월드컵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경질되자 월드컵을 8개월 앞두고 급하게 소방수로 부임했다.



당시 많은 후보가 거론됐음에도 부담감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지만, 신태용 감독이 자처하며 상황은 수습됐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 이후 극심한 '불운'에 시달렸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주력 선수인 김진수, 김민재, 이근호, 권창훈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회 시작 이후엔 전력의 핵 박주호, 기성용 등이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짧은 부임 기간, 주력 선수의 대거 이탈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팀을 정상화해 독일을 2-0 제압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신태용 감독은 한국 대표팀 정식 감독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신태용 감독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1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는 게 꿈"이라며 대신 "짧은 계약 기간이 아닌 4년 임기가 보장된 정식 감독을 맡고 싶다"고 했다.

또한 신태용 감독은 "나는 3년 동안 2016 리우 올림픽, 2017 U-20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3개 메이저 대회를 경험하며 다른 사람이 나가면 잠깐 왔다가는 감독이었다"며 아쉬운 감정을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은 경기 전 신태용 감독과 2027년까지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 사진=에릭 토히르 소셜 미디어 캡처


인도네시아는 달랐다. 신태용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다. 인도네시아는 A대표팀에 이어 연령별 대표팀까지 신태용 감독에게 맡기며 전폭적인 믿음을 보였다.

경기 시작 전엔 인도네시아 축구 협회 회장 에릭 토히르가 직접 나서 "2027년까지 신태용 감독과 재계약하겠다"는 소식을 전하며 확고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에릭 토히르 소셜 미디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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