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공장장’ 김도균의 이랜드 첫 작품은 오스마르 “다음 작품도 기대해달라”

입력
2024.03.04 15:23


지도자들의 이동이 잦았던 올해 김도균 서울 이랜드FC 감독(48)은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과 싸워야 했다.

이미 1부에서 검증받은 지도자가 2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믿는 구석은 있었다. 남들이 재능을 살리지 못해 포기한 선수들을 잘 다듬으면 얼마든지 다시 1부 승격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었다. 김 감독이라 가능한 얘기다.

김 감독은 수원FC 시절 퇴출의 아픔을 겪었던 라스와 무릴로, 박주호, 정동호, 이용 등을 살려내면서 ‘재활공장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공장의 위치를 옮긴 올해도 가동 능력은 여전했다.

FC서울에서 계약이 해지된 베테랑 수비수 오스마르(36)가 개막전부터 훨훨 날았다. 느린 발이 약점으로 지목된 그는 이제 은퇴가 임박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 이랜드에서 부활 가능성을 입증했다. 오스마르는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4분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특유의 노련미를 살린 볼 배급 능력(패스 성공률 84.4%)과 상대 공세를 끊어내는 수비(클리어 15회·차단 4회)도 빼놓을 수 없었다.



오스마르가 이랜드에서 살아난 것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가리는 주변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발 빠른 김민규와 김오규가 오스마르의 좌우에 포진해서 뒷 공간을 책임졌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기자와 통화에서 “어차피 오스마르가 한국에 왔을 때도 빠른 선수는 아니었다. 장점인 수비 라인 조율과 볼 배급 같은 부분은 여전하기에 그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한 마음으로는 서울이 무슨 생각으로 계약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오스마르의 부활로 수비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수원FC 시절만 해도 공격 위주의 전술로 수비가 약점이라 불렸던 지도자라 눈에 띈다. 김 감독은 “사실 수비가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결국 골은 터진다. K리그2에서 공격력이 가장 좋은 부산을 막아냈으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웃었다.

재활공장장은 수비가 안정됐으니 이젠 공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직 이적시장이 문을 닫지 않았으나 국내·외 선수층에서 전력 보강이 쉽지 않다. 1부에서 검증된 이승우 영입은 실패로 끝났고, 외국인 선수는 3명으로 제한돼 추가 영입이 불가능하다. 결국, 기존의 선수를 살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김 감독은 “재활공장이 비었으니 이제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K리그2 영플레이어상 출신의 이동률이나 박정인 모두 뛰어난 재능을 살리지 못했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이 선수들의 부활에 힘쓰며 승격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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