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을 보냈더라, 내일부터 보여주겠다고…고맙죠 솔직히"

입력
2023.06.15 14:06
 두산 베어스 정철원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어제(13일) 3실점하고 나한테 톡을 보냈더라고요. 오랜만에 나가서 그랬다고, 내일부터 보여주겠다고(웃음)."

권명철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가 필승조 정철원(24)의 너스레에 웃었다. 정철원은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11-1로 크게 앞선 9회말에 등판했다. 실전 감각 점검 차원이었다. 정철원은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음주 파문에 휩싸여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자숙하는 시간을 보냈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정철원에게 사회봉사 40시간 및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내렸고, 정철원은 13일 다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탈 전까지는 셋업맨이었어도 열흘 동안 한 차례 연습 경기에 등판한 게 전부라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정철원이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배려했다.

공백기는 바로 티가 났다. 제구가 잡히지 않고 공이 자꾸 높이 떠 애를 먹었다. 정철원은 22구를 던지면서 1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2사 1, 3루에서 박세혁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해 11-4가 됐다. 워낙 점수차가 컸던 탓에 경기가 뒤집히진 않았지만, 정철원의 컨디션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정철원의 복귀전 투구를 복기하면서 "투수는 장원준을 보면 알겠지만, 일단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볼카운트별로 스트라이크, 구종별로 스트라이크,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돼야 하는데 어제(13일)는 정철원의 공이 높았다. 과학기술대와 한 차례 연습 경기에만 나갔다가 관중 앞에서 첫 등판이라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펜에서는 공이 매우 좋았다고 하더라(웃음).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점수차가 나는 상황에서 홈런을 맞은 것이라 본인이 느꼈을 것이다. 팀에는 데미지가 없었기에 물론 팀 평균자책점은 안 좋겠지만, 그래도 (정철원은) 좋은 걸 확인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권 코치는 복귀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정철원이 연락한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오랜만에 나가서 그랬다더라. 변명이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정철원이 지난해부터 고생하고 있는 것을 투수 코치진은 물론 올해부터 함께하는 이 감독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2018년 두산에 입단한 정철원은 지난해 1군에 데뷔해 58경기에서 72⅔이닝을 책임졌다. 4승,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남기며 신인왕까지 차지했으나 경기 수와 이닝 차이만 봐도 경기마다 얼마나 많은 공을 던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 여파인지 올해는 26경기에서 4승2패, 7홀드, 27⅔이닝, 평균자책점 4.55로 다소 고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왼쪽)와 정철원 ⓒ 두산 베어스

권 코치는 "(정)철원이는 지난해 많이 던졌다. 그래도 항상 좋은 공을 마운드에서 티 안 내고 씩씩하게 잘 던지니까. 감독님이나 투수 파트에서는 솔직히 고맙다"고 먼저 다독였다.

그래도 현실은 냉정하다. 이 감독과 권 코치는 당분간 정철원을 셋업맨보다는 편한 상황에 등판시키는 쪽으로 대화를 나눈 상태다. 마무리 투수 홍건희-셋업맨 이영하로 필승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정철원은 이영하 앞에 등판해 부담은 조금 덜되 지금처럼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권 코치는 "(이)영하가 지금은 철원이보다는 컨디션이 좋으니까 홍건희 앞에 써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이야기하셨다. 철원이가 제구가 왔다 갔다 하고 구위가 지난해보다는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내일부터 보여주겠다"던 정철원은 14일 창원 두산전에서 긍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4-3으로 앞선 7회말 무사 1, 3루 위기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무려 78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고, 두산은 어깨가 식은 이영하를 더 끌고 갈 수는 없었다. 경기가 재개되면서 두산이 강우 콜드게임 승리하는 경우의 수는 날아갔고, 결국 두산은 정철원 카드를 꺼냈다.

정철원은 서호철이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런다운에 걸린 3루주자 김주원을 먼저 처리하면서 1사 1, 2루로 상황을 바꿨다. 한고비를 넘기나 싶던 차에 다음 타자 박민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4-4가 됐지만,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제이슨 마틴을 헛스윙 삼진, 박석민을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면서 빠르게 흐름을 끊었다. 정철원은 8회말까지 2이닝 26구 1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자기 임무를 충실히 해냈다. 그러나 9회말 두산이 4-5로 끝내기 패해 마음껏 웃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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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달 전
  • loving35
    응원합니다~
    10달 전
  • 히끄므레
    화이팅
    10달 전
  • 비대칭
    응원합니다
    10달 전
  • 그럼안돼
    정철원선수 홧팅
    10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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