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덕을 봤다”, “구장마다 차이 분명해” 잠실구장 ABS를 둘러싼 말말말, 무엇이 문제일까

입력
2024.05.06 07:40
[OSEN=잠실, 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LG는 손주영, 원정팀 두산 최준호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8회말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05.04 / ksl0919@osen.co.kr

[OSEN=잠실, 길준영 기자]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잠실구장의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구장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건 분명하다”라고 ABS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언급했다. 

KBO리그는 올 시즌 세계 주요 프로야구리그 중 최초로 ABS를 도입했다. 선수와 감독들은 스트라이크 존이 기존과는 조금 달라지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팬들은 공정하고 일관적인 판정을 내릴 수 있는 ABS를 긍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장마다 ABS의 스트라이크 존이 조금씩 다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BO는 공식적으로 ABS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전 구장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투수들은 잠실구장에서 ABS가 좌타자 몸쪽에 더 후한 판정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어린이날 시리즈에서는 투수들이 좌타자 몸쪽, 우타자 바깥쪽 코스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OSEN=잠실, 김성락 기자]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두산은 브랜든, 원정팀 삼성은 이호성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경기 시작에 앞서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이 미소짓고 있다. 2024.05.01 / ksl0919@osen.co.kr

이승엽 감독도 잠실구장에서 ABS의 덕을 봤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경기에서 두산이 5-1로 앞선 4회말 2사 1, 2루에서 구원투수 이병헌이 홍창기를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을 거론한 것이다. 높은 몸쪽 코스로 직구가 반대투구로 들어갔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홍창기가 삼진이 됐다. 이승엽 감독은 4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ABS 덕을 본게 아닌가 싶다. 반대로 우리 타자들도 그런 쪽을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ABS가 아직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타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타격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어제는 이래저래 운이 좋았던 하루였다”라며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잠실구장이 다른 구장과 비교하면 살짝 틀어져 있는 느낌이다. 좌타자 몸쪽이 바깥쪽보다 후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럼에도 ABS가 승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투수들은 그정도 차이를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많지 않다. 임찬규도 그런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려고 하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그냥 평소에 던지던 패턴으로 던지라고 당부했다. 어제 손주영도 던지다보니 그런 코스로 많이 들어간 것이지 절대 노리고 그 차이를 활용할 수는 없다”라며 그러한 차이를 투수들이 직접적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는 ABS가 기존 심판들이 판정하던 스트라이크 존과 최대한 비슷하게 판정을 내리게 하도록 조정을 거쳤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ABS의 스트라이크 존이 기존의 존과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전체적인 스트라이크 존을 감독자 회의를 통해서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전반기가 끝나면 높은 스트라이크 존을 공 반개 정도는 낮춰야 할 것 같다”라면서 “지금 타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하이볼이다. 타자들의 불만 중 거의 99%는 높은 코스에 대한 불만이다. 낮은 공은 다 칠 수 있는 공이다. 그런데 (지금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높은 공은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이다”라고 지적했다. 

[OSEN=잠실, 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LG는 손주영, 원정팀 두산 최준호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6회말 두산 이병헌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4.05.04 / ksl0919@osen.co.kr

선수들이 이야기하는 ABS의 스트라이크 존과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이 가장 다른 점은 스트라이크 존 상단, 특히 좌우 끝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높아진 가운데 ABS가 스트라이크 존 외곽을 정확하게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기 시작하면서 선수들은 큰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고 있다. 어쨌든 칠 수 있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사실 우리 투수들이 레벨이 낮아서 지금 야구가 되는 것이다.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많이 있다면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이 (KBO리그에서 적용되는 ABS를) 한다면 투고타저가 될 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원하는 데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각 팀에 1~2명밖에 없다. 의도적으로 높은 코스를 많이 던지다보면 볼넷이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행 ABS에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염경엽 감독은 ABS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높은 공을 반개 정도 낮추고 조정을 거치면 내년에는 거의 기존과 같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며 ABS가 조정을 거치면 선수들도 만족하는 판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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