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9위' 딱 30일 걸렸다…332억 썼는데 '한화의 봄' 정녕 끝인가

입력
2024.05.05 08:42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류현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가 앞으로 나아가려 애를 쓰고 있지만, 자꾸 순위는 내려가고 있다. 지난달 4일 1위였던 순위는 5일 현재 9위까지 떨어졌다. 8계단을 내려오기까지 딱 30일이 걸렸다.

한화는 올 시즌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컸다. 미국 메이저리그 10년 커리어를 마치고 국내로 복귀한 에이스 류현진의 존재가 가장 컸다. 한화는 지난 2월 류현진에게 8년 총액 170억원을 안기며 KBO 역대 최고 대우를 해줬다. 류현진의 합류와 함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가 버티고 있는 선발진이 훨씬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타선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채은성을 6년 90억원에 영입하고, 올겨울에는 안치홍을 4+2년 72억원에 데려오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주축 3인에게 한화가 투자한 돈만 332억원에 이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리빌딩을 이유로 최하위권을 전전했던 지난 5년과 달리 올해는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3월까지는 '한화의 봄'을 노래했다. 3월 성적 7승1패 승률 0.875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질주했다. 류현진-페냐-김민우-산체스-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워낙 탄탄했고, 김민우의 담 증세로 한 차례 대체 선발투수로 나섰던 신인 황준서까지 승리투수가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3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2.57로 리그 2위였고, 선발 6승은 압도적 1위였다. 타선도 외국인 타자 페라자의 미친 활약 속에 팀 타율 0.291로 2위, OPS는 0.875로 1위에 올랐다. 페라자는 3월 타율 0.517을 기록하면서 한화의 외국인 타자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 줬다.

하지만 4월 이후의 한화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해당 기간 시즌 성적 6승17패 승률 0.261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1위에서 9위까지 급속도로 추락할 만했다. 시즌 성적은 14승21패로 승률 0.400까지 떨어졌다. 자칫하면 10위까지도 떨어질 위기다. 10위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성적 11승22패1무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와는 2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한화가 가장 기대했던 선발진이 가장 먼저 무너졌다. 연일 호투를 펼치던 김민우가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더니 토미존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시즌을 접었다. 황준서로 김민우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어 큰 걱정은 없다고 봤는데, 선발 로테이션을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면서 불안 요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류현진과 페냐, 문동주까지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동시에 흔들린 게 더 컸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5.72, 페냐는 5.32, 문동주는 9.97을 기록했다. 한화 선발 평균자책점은 5.89로 리그 9위까지 떨어졌다.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 ⓒ곽혜미 기자 한화 이글스 안치홍 ⓒ곽혜미 기자

선발과 함께 구원진도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이민우(평균자책점 1.54), 주현상(2.38)은 제외한 나머지 불펜이 모두 흔들리기 시작했다. 3월 돌풍에 힘을 보탰던 한승혁과 장시환, 박상원, 김범수 등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한화도 길을 잃었다.

방망이는 완전히 식었다. 4월 이후 팀 타율은 0.241로 리그 최하위다. 팀 OPS 0.690, 18홈런, 114타점으로 모든 타격 지표에서 최하위다. 중심타선의 타율이 떨어진다. 노시환(0.264) 안치홍(0.260) 페라자(0.252) 등 주축 타자들의 타율이 2할 중반대까지 떨어져 있다 보니 좀처럼 타선에 불이 붙지 않는다. 그나마 노시환이 5홈런 20타점, 페라자가 7홈런 21타점을 올리면서 힘을 쓰고 있는데 쉽지 않다. 주장 채은성의 타율은 0.167까지 떨어져 있다. 이 4명은 컨디션을 이유로 자주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도 없는데, 슬럼프가 길어지니 선수도 팀도 답답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한화는 4일 광주 KIA전에서 2-10으로 대패했다. 선발진이 무너진 와중에 4월 내내 부진했던 문동주에게 2군행을 통보하면서 머리를 식힐 시간을 줬는데, 한화는 현재 누구 하나 재정비할 시간을 줄 여유가 없는 팀이라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KIA 강타선을 상대로 2군에서 선발투수를 올리기는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베테랑 이태양을 선택하면서 불펜 총력전을 준비했다. 그런데 이태양이 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계산이 완전히 꼬였다. 2번째 투수로 나선 장지수마저 1이닝 4실점에 그치면서 KIA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한화는 3일 KIA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4-2로 이기면서 상승 흐름을 타는가 싶었다. 산체스의 7이닝 무실점 쾌투와 정은원과 페라자의 홈런에 힘입어 선두 KIA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불펜 총력전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지면서 팀 분위기도 완전히 가라앉을 위기에 놓였다.

한화의 봄은 정녕 이대로 끝일까. 한화는 2020년부터 2022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를 도맡아 하다 지난해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지난해는 드디어 최하위를 면하기도 했고, 홈런왕 노시환과 신인왕 문동주를 배출하는 경사 속에 시즌이 잘 마무리됐다. 하지만 올해는 9위로 만족할 수 없는 팀이 됐다. 류현진과 안치홍까지 영입한 이상 억지로라도 한화의 봄을 다시 부를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한화가 올해 원하는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정상화된 문동주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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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키톡 11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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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선트윈스
    한화는 5월부터라는 얘기도 있던데 과연.. 지켜보겠습니다
    13일 전
  • SRT
    해도해도 너무 한다. 이럴땐 구단주만 뻬고 모두 바꿔라
    12일 전
  • 파란들국화
    처방약은 딱 하가~~~ 최원호 감독을 빨리 교체함
    12일 전
  • 스포키스포키스포키
    단장과 감독이 동서지간인데 지들끼리 철밥통 꿰차고 밀어주고 끌어주는 썩은 조직이 잘될리가 있음? 이럴려고 수베로와 코치진 물갓이했냐? 결국 지들 밥그릇 챙기려고 수베로 언플해서 몰아낸 것이다
    12일 전
  • 놀다가
    한화는 감독 코치가 문젠가? 난 선수들이 문제라고 본다 잘던지면 수비라도 도와줘야하는데 매번 실수연발이다. 그리고 타선도 문제다. 훈련할때만 열심히하고 본경기를 연습훈련으로 착각하는 건지? 이기고 있다가도 역전패 한점차 패배 아니면 큰점수로 대패. 진짜 한화는 무엇이 문젠지 알 수가 없다.
    1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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