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준→서준원→우강훈까지… 롯데 150㎞ 사이드암, 허탈하게 다 사라졌다

입력
2024.04.01 17:00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광속 사이드암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팀 사정 탓에 어쩔 수 없이 트레이드돼 LG로 떠난 우강훈 ⓒ롯데 자이언츠 kt에 1군급 선수들을 내주면서 받은 이강준은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선택을 받아 이적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는 한때 리그에서 꽤 주목할 만한 사이드암 파이어볼러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사이드암 투수 특유의 자연적인 무브먼트를 고려할 때,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은 여전히 리그에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는 이들이 언젠가는 마운드에서 양념을 더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그 사이드암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롯데가 바라지 않았던 이탈도 있고,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고, 예상치 못한 사태에 결국 팀을 떠난 이도 있다. 1년 사이에 그 파이어볼러 사이드암 세 명이 사라졌다.

최고 150㎞ 이상의 공을 던지며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강준(23)이 그 시작이었다. 이강준은 롯데의 전력에서 꽤 귀한 몸이었다. 2020년 kt의 2차 3라운드(전체 22순위) 지명을 받은 이강준은 kt 시절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으로 주목받았고, 롯데도 그런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kt는 당시 2루와 공격력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결국 오윤석과 김준태를 얻기 위해 이강준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현실에서 더 급한 포지션을 인정하면서도 이강준이 아깝다고 말할 정도였다. 롯데도 당시 즉시전력감 사이드암이 마땅치 않았던 만큼 이강준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미래에는 좋은 전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2022년 시즌 뒤 입대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해 합격하면서 입대가 확정됐다. 롯데가 이강준에 꽤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롯데는 2023년 1월 당시까지 FA 시장에 남아 있었던 한현희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유강남 노진혁에 이어 마운드까지 FA로 보강한 것이다. 여기서 키움은 이강준을 보상 선수로 지명했다. 키움은 그간 보상 선수 대신 보상금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군 입대가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지명했다. 롯데가 봤던 것처럼, 키움도 이강준을 높게 평가했던 것이다. 그렇게 이강준은 허무하게 롯데를 떠났다.

롯데의 사이드암 이탈은 어이없는 사건으로 가속도가 붙었다. 경남고와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2019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서준원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2023년 시즌을 코앞에 두고 이탈한 것이다. 주어진 기회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서준원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기량이 좋아졌다는 평가로 기대를 모았다. 역시 최고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파이어볼러였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즉각 퇴단 조치되며 잠재력을 한 번 펴보지도 못한 채 야구계에서 사라졌다.

2024년 개막 직후로는 파이어볼러 사이드암 전력의 마지막 보루였던 우강훈(22)이 트레이드돼 이적했다. 2021년 롯데의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우강훈은 롯데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유망주 투수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 또한 부임 이후 우강훈의 구위를 눈여겨본 끝에 개막 엔트리에 넣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야가 더 급했고, 결국 우강훈을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공격 잠재력이 있는 손호영을 얻기 위해 우강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LG와 롯데는 30일 우강훈(사진)과 손호영의 일대일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내야수가 필요했던 롯데, 상대적으로 내야에 여유가 있었던 LG와 밸런스가 맞으면서 성사됐다. ⓒ롯데자이언츠

염경엽 LG 감독은 이전에 우강훈의 투구를 보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역시 최고 150㎞ 이상이 나오는 사이드암 자원이다. 롯데도 우강훈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지금 성적을 위해서는 손호영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우강훈은 군 문제까지 해결한 선수로 앞으로 야구에 걸림돌이 없다. LG는 이런 점 또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탈은 단순히 사이드암 이탈뿐만이 아닌, 롯데 선수단 구축의 난맥을 지적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대를 걸었던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뎠고, 팀 사정이 급하다보니 그 유망주들의 장기적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실제 지난 3년간 하위권에서 좋은 유망주들을 많이 수집한 롯데지만 정작 현재 군에 가 있거나, 제대 이후에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아직도 유망주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롯데의 장기적 구상이 앞으로는 시행착오 없이 바로 나아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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