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62)이 4연임 도전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비공개 전체 회의를 열어 2013년부터 KFA 수장으로 활동해온 정 회장의 제55대 회장선거 출마를 승인했다. 체육단체장이 3연임 이상에 도전하려면 공정위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로써 정 회장은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9), 신문선 전 해설위원(66)과 KFA 대권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KFA 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진행되는 것은 정 회장이 제52대 협회장으로 당선된 2013년 이후 12년여 만으로, 이번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
예고된 수순이다. 공정위는 전체회의에 앞선 소위원회에서 ▲국제기구 임원 진출 ▲재정 기여도 ▲운영 건전성 ▲윤리·청렴도 제고 방안 등 여러 항목을 평가했는데,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에 선출된 정 회장은 통과 기준 점수인 60점(100점 만점)을 넘겼다.
게다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연임 심사를 통과시킨 바 있어 정 회장도 무난히 승인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수수 등 여러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회장 직무 정지를 당하고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물론 정 회장을 둘러싼 축구계 안팎의 여론도 곱지 않다. 지난해 승부조작 가담자 기습사면 시도, 반복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 일련의 행정적 난맥상으로 인해 정 회장은 실지 감사에 나선 문체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았다. 정 회장도 이 회장과 함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이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동안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KFA 산하 단체장, 지역축구협회장 등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직후인 지난달 28일 4연임 도전을 결심한 정 회장은 2일 공정위에 연임 심사를 요청했고 임기만료(2025년 1월 21일) 50일 전까지 선거 후보 등록 의사를 밝혀야 하는 KFA 규정에 따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KFA는 현재 김정배 부회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한편 KFA 회장 선거 운영위원회는 12일 구성되며 후보등록은 25일부터 27일까지다. 정 회장은 후보 등록을 마치는대로 지난 임기에 대한 소회와 4번째 임기의 운영계획 등을 밝히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선거인단은 시도축구협회 대표와 연맹, K리그1 12개 구단 대표 등으로 이뤄진 대의원을 비롯해 고등 및 대학선수, K3·K4 및 WK리그 선수, K리그1·2 선수, 동호인 선수, 아마추어 및 프로 지도자, 심판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되며 당선자는 KFA 정기총회가 열리는 2025년 1월 22일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