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영리한 돌려차기 패스로 마에다 다이젠의 만회골에 도움을 기록한 양현준(셀틱)을 향해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입에서 "저는 그를 좋아한다"라는 말을 다시 끌어낼 수 있을까.
셀틱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2024-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른다.
1차전에서 마이클 올리세, 해리 케인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0-2로 끌려가던 셀틱은 후반 32분 양현준의 투입을 기점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분 뒤 양현준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뒤에 있던 에릭 다이어의 두 다리 사이로 패스해 마에다의 만회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1-2로 패하기는 했지만, 2차전에서 반전을 끌어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올 시즌 뮌헨이 분데스리가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직전 레버쿠젠과의 22라운드에서 유효 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두 중앙 수비수의 미친 수비로 0-0으로 겨우 비긴 바 있다.
UCL 리그 페이즈에서 뮌헨은 황인범의 페예노르트(네덜란드)에 0-3,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1-4로 대패하는 등 널뛰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성격이 다른 단판 승부나 마찬가지인 플레이오프에서 뮌헨의 자세는 달라지겠지만, 1차전 홈경기에서 공략법을 확인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었다.
양현준의 흐름도 좋다. 레이스와의 스코티시컵 16강에서 1골 2도움을 해내며 5-0 승리를 제조하더니 뮌헨에 1도움, 이후 던디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6라운드에서도 선발로 나서 컬럼 맥그리거의 선제골에 도움을 해내며 3-0 승리에 기여했다.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는 양현준 카드를 로저스 감독이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선발로도 매력이 있고 교체 카드로도 괜찮다는 것을 지켜봤다. '



2차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내야 하는 뮌헨은 1차전에서 쉬었던 김민재의 출전이 유력하다. 코리안 더비 성사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김민재는 1차전 승리 후 양현준에게 다가가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는 등 후배의 활약을 칭찬한 바 있다.
로저스 감독은 잃을 것 없는 자세로 뮌헨과 싸워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는 18일 사전 기자회견에 나선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셀틱이 경기에 이겨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훈련에 빠졌다는) 케인이 2차전에 나서지 못하면 뮌헨에 아쉬운 일이겠지만, 다른 세계 수준의 선수가 나설 것으로 본다. 물론 케인이 뛸 것으로 본다"라며 케인 경계령을 내렸다.
1차전에서 아담 이다를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던 로저스 감독이다. 마에다는 후반 17분 조타와 교체로 들어갔고 양현준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만들었다. 중앙으로 이동한 결과물이었다. 로저스도 "코칭스태프와 대화해 배치했다. 마에다가 경기에 영향을 끼칠 능력을 가졌다고 본다"라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UCL에서 셀틱의 위치는 늘 언더독이었다. 뮌헨을 상대하는 자세도 한결같다.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상대로 이기고 싶은 것은 셀틱의 도전 중 하나다. 물론 이기지 못해도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붓고 경기장을 떠났으면 좋겠다. 우리는 영리하고 밝아야 하며 용감하게 나서야 한다. 위대한 모험일 것이다"라며 놀라운 경기를 예고했다.
1골 차를 만든 양현준의 도움은 분명 셀틱의 자세를 바꿔 놓았다. 스코틀랜드 종합지 '데일리 레코드'는 '뮌헨이 홈에서 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셀틱에 패한다면) UCL 시즌 전체에서 충격적인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선제골만 내주지 않는다면 팽팽한 승부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떨까. 매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트로이 디니의 발언을 앞세웠다. 그는 "뮌헨이 최고의 팀이 아닐 수도 있지만, 선제 득점을 한다면 5~7골까지도 나올 수 있다"라며 로저스 감독의 말대로 용감하게 나서라고 주문했다.
'스카이 스포츠' 해설가 제프 스텔링은 "(양현준이 도움한) 마에다의 후반 골이 셀틱에 (16강 진출) 기회를 줬다. 셀틱을 깎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뮌헨은 지난 홈 7경기에서 27골을 터뜨렸다. 경기장 거의 4골이다. 지난 10년 동안 유럽팀들 기준으로는 레알 마드리드가 2회, 리버풀과 파리 생제르맹(PSG)이 각각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이겼다. 그만큼 셀틱에 닥친 과제는 크다"라며 소위 '자이언트 킬링'이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희망을 노래한다. 그는 "그래도 셀틱이 잘 해내기를 바란다. (이겨서 16강에 간다면) 얼마나 멋진 이야기가 될까"라며 뮌헨을 압도한 레버쿠젠의 경기를 참고해 대응하기를 기대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