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국가대표 레프트백 이명재가 '늦깍이' 유럽 도전에 나섰다.
버임엄 시티는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재를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등번호는 16번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1993년생 32살 이명재는 K리그와 울산을 대표하는 레프트백이다. 이명재는 2014년 울산에 입단했고, 일본 알비렉스 나가타와 김천 상무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울산에서만 활약했다. 데뷔 초에는 그리 각광받지 못했지만, 점차 꽃을 만개한 선수다.
울산에서 맹활약하며 여러 업적을 따냈다. 2022년부터 울산의 좌측면 수비를 담당한 이명재는 이후 2023시즌, 2024시즌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울산의 구단 최초 'K리그 3연패' 업적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 베스트 11에도 선정됐고, 늦은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되는 쾌거도 이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울산과의 계약이 종료됐다. 차기 행선지를 고민하던 이명재는 중동, 중국과 같은 타 아시아 리그의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명재의 선택은 안정이 아닌 도전이었다. 그는 32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유럽 도전을 택했다.

이명재는 국가대표팀 동료인 백승호가 몸 담고 있는 잉글랜드 챔피언십 리그 원(3부리그) 버밍엄으로 향했다. 현재 과감한 투자로 2부 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는 버밍엄이다. 승격의 열망이 큰 버밍엄은 베테랑 수비수 이명재를 택하며 선수단 구성에 경험을 더했다.
분명 이명재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중동, 중국으로 진출한다면 많은 돈과 충분한 계약 기간을 보장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커 보였다.
이명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내게 이렇게 꿈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감격적인 리그 3연패', '영광스러운 태극마크', '리그 베스트 11' 누군가는 나를 빗대어 '늦게 핀 꽃'이라 말한다. 하지만 꾸준히 조금씩 성장해왔고, 지금이 나의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지금의 모습으로 또 다른 무대를 경험하고 한 단계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버밍엄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늦게 핀 꽃'이라고 표현한 이명재다. 영국 현지에서도 베테랑 이명재를 '와인'이라고 표현하며 조명했다. 영국 '버밍엄 월드'는 "버밍엄이 이적시장 마지막 날 '고급 와인' 같은 선수를 영입했다. 31살이고 레프트백이지만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한 이명재다. 이명재는 국가대표에 2024년에 데뷔했다. 고급 와인처럼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레프트백을 더할 필요가 있었던 버밍엄은 공식전 250경기를 뛴 이명재를 데려왔는데 좋은 선택처럼 보인다. 이명재는 백승호와 함께 뛸 것이다"라고 전했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도 "이명재는 울산에서 K리그1 우승만 3번을 했다. 니가타 임대, 김천 군 생활을 제외하면 울산에서만 경력을 보냈다. 울산에서 활약으로 최근 대한민국 대표팀에 발탁돼 7경기를 소화했다. 이명재는 전성기를 누리며 잉글랜드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길 준비가 돼 있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명재도 버밍엄 공식 채널을 통해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왼쪽 수비수도 볼 수 있고 3백의 왼쪽 스토퍼도 가능하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한편, 버밍엄은 충분한 경험이 있는 이명재를 곧장 스쿼드에 합류시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밍엄 구단은 "이명재는 최근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고 있는 리 뷰캐넌의 공백을 메워 수비진에 경험과 경쟁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재는 시즌 후반기 바쁜 일정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라며 이명재 적극 활용 의사를 밝혔다.<저작권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