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으로 부터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던 헤니페르 에르모소가 법정에 나와 당시 사건에 대해 증언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3일(한국시간) "월드컵 챔피언 헤니페르 에르모소는 루이스 루비알레스의 성폭행 재판 시작에 앞서 그의 키스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을 망쳤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에르모소는 최근 마드리드 법원에서 열린 전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 회장 루비알레스의 성폭행 재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2023년 8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고 발생했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대회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월드컵 챔피언이 된 스페인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시상식을 진행했는데, 이때 단상 위에 있던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와 포옹하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곧바로 입을 맞췄다. 루비알레스의 행동은 상대방 동의가 없었다면 엄연한 성추행이다.
이는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고, 루비알레스는 결국 지난 2023년 9월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FIFA도 2023년 10월 루비알레스에게 징계를 내려 3년간 모든 축구 관련 활동에서 추방했다.
시간이 흘러 루비알레스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이 열렸고, 사건의 당사자인 에르모소가 재판에 나와 증언을 쏟아냈다.
매체에 따르면 에르모소는 "난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루비알레스가 다음으로 한 일은 내 귀를 잡고 입에 키스를 하는 것이었다"라며 사전에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사가 내게 키스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일은 어떤 사회에서도, 직장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입술에 키스하는 건 내가 결심했을 때만 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여성으로서 무시당했다고 느꼈다"라며 "이는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 중 하나가 더럽혀진 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또 에르모소는 강제 입맞춤 사건 이후 루비알레스와 그의 측근들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호르헤 빌다의 에르모소의 가족에게 접근해 에르모소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축구 커리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에르모소가 입맞춤을 동의하지 않았고 불쾌감을 느꼈다고 고백한 가운데 루비알레스는 그저 '친구 사이에서 이뤄지는 뽀뽀'였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을 '가짜 페미니즘에 의한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했다.


매체는 "당초 사임을 거부하고 이 논란을 마녀 사냥이라고 일축했던 루비알레스는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스페인 감독 호르헤 빌다, 전 연맹 스포츠 이사 알베르트 루케, 마케팅 이사 루벤 리베라도 강압 혐의로 인해 18개월 징역형에 처해 있다"라며 "재판은 2월 1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루비 알레스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유예형을 받을 수도 있다. 스페인선 전과가 없는 범죄자가 2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