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바르셀로나 관심을 받던 손흥민은 토트넘 훗스퍼와 동행을 택했는데 그의 헌신을 구단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 웹'은 10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계약 연장이 불가피했다. 손흥민을 일단 잡았지만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토트넘에서 미래는 불확실하다. 토트넘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손흥민은 사실 장기 동행을 원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단순 연장 계약만 맺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토트넘과 장기 동행을 원한다면 증명을 해야 한다. 충성스러운 선수인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길 바란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올 시즌 활약은 매우 형편없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최고 팀으로 만들고 싶다면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영입과 선발을 정해야 한다. 손흥민이 3년 정도 토트넘에 남고 싶다면 남은 몇 달 동안 기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시즌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되던 손흥민은 2025년이 된 이후에도 연장 계약을 맺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이적설이 난무했다. 그러던 7일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손흥민과 토트넘은 1시즌 더 함께 한다. 토트넘은 곧 연장 옵션 조항을 발동할 것이다. 12월부터 준비가 됐다. 2026년 6월까지 손흥민과 토트넘은 함께 한다"고 했다.
토트넘은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연장 계약 소식을 전한다. 2026년 여름까지 계약이 유효하다"고 공식발표했다. 손흥민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매우 감사한 일이다. 나는 토트넘을 사랑하고 내가 10년 동안 여기서 보내온 시간을 사랑한다. 여기서 1년 더 뛸 수 있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 주장으로서 많은 책임감이 있다.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는 이 클럽은 모든 이들이 뛰기를 꿈꾸는 팀이다. 또한 주장을 맡은 이후로 나는 내가 더 발전해야 하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며 옳은 일을 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때로는 스스로에게 계속 이렇게 요구하는 게 힘든 일이기도 하다. 이런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바닥을 찍는다는 건 다시 뛰어오를 시간이라는 걸 뜻한다. 다시 반등할 시간이다"고 하며 연장 계약 이후 더 분발할 것을 약속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반겼다. "손흥민과 재계약은 훌륭한 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 지난 10년 동안 큰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에 큰 영향을 미쳤고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해 기쁘다. 이제 토트넘 커리어를 트로피로 마무리하는 게 목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토트넘에 남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손흥민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연장 계약 전에도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일부 토트넘 팬들은 구단이 손흥민에게 재계약 제안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430경기에 나와 169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미래가 불확실하다. 최근 기여도가 좋지 않아 팬들이 실망을 했고 장기적으로 그와 함께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을 품었다"고 하면서 손흥민을 향한 팬들의 의심 가득한 시선을 전하기도 했다.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 팬들 반응을 계속 전하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비현실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올 시즌은 비판을 받고 있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재계약 제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 16경기 5골에 그치고 있다. 부진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3경기 연속 부진은 햄스트링 부상 탓이 아니다. 손흥민은 날카로움이 부족하고 우유부단하다. 경기력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주장으로서 기대하는 게 큰데 말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스템과 맞지 않다. 돌파와 압박을 통해 빠르게 상대 골문 앞으로 가야 하는데 손흥민은 어렵다. 과거 해리 케인과 있을 때는 해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하면서 손흥민은 더 이상 예전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의구심을 품었다.
연장 계약 이후에도 손흥민을 향한 비판은 여전하다. 토트넘도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소식통은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을 희망했다"라며 "그러나 아무런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단순히 이미 가지고 있던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마틴 앨런은 '토트넘 훗스퍼 뉴스'를 통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환상적인 선수였으며 모든 팀의 팬들이 존경하는 선수다"라면서도 "나는 손흥민이 느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예전과 같은 에너지와 속도를 얻지 못했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구단이 판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여름이 되면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을 고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다. 손흥민의 가치가 얼마나 될까? 아마 1,000만 파운드(약 180억 원)에서 1,500만 파운드(약 270억 원) 정도일 것이다. 또한 그의 계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적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관심을 받던 걸 생각하면 토트넘의 푸대접이 아쉽다. '비인 스포츠'는 "바르셀로나는 좌측 윙어 옵션으로 손흥민을 이상적인 타깃으로 보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장을 마감할 수 있다. 1년 연장 옵션이 발동될 수 있지만 아직 공식합의는 없다. 미래가 불확실한데 바르셀로나가 관심을 보내고 있다. 바르셀로나로 가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정기적으로 나갈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에게 2년 계약을 제안할 것인데 이렇게 되면 적은 비용으로도 선수단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 영입 가능성은 상업적으로도 매력적이다. 손흥민을 캄프 누로 데려오면 바르셀로나의 글로벌 브랜드가 아시아에서도 퍼져 수익원이 생길 것이다. 손흥민 영입을 현실화하기 위해 데쿠 디렉터가 손흥민 측과 논의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 바르셀로나행은 서로에게 윈윈이다. 선수 입장에선 유럽 최고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고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최소 비용으로 경험과 수준을 스쿼드에 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루이스 디아스, 하파엘 레앙, 니코 윌리엄스를 원하던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을 영입할 기회를 잡았다. 빠른 속도를 이용해 수비를 붕괴시키고 시즌당 20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높은 수비라인을 상대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공격수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에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었지만 토트넘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공짜 영입이 가능했다면 매력적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쉽지 않다"고 했다.
적극적이었던 바르셀로나를 뒤로 하고 토트넘에 남았으나 남은 건 푸대접이다. 이제 손흥민이 늘 그랬듯 증명을 하는 방법뿐이다. 후반기 반전의 활약을 보이고 주장으로서 양민혁 등 어린 선수들을 챙기며 끝내 트로피까지 든다면 누구도 손흥민을 비난하지 못할 것이다.<저작권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