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단순히 '급한 불 끄기용 선수'가 아니었다. 토트넘 홋스퍼의 '신입생' 안토닌 킨스키가 '100점 만점' 데뷔전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 홋스퍼는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4강 1차전에서 리버풀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내달 7일 열리는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간절했던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8년간 '무관의 저주'에 빠졌다. 이에 선수단과 팬들은 오랫동안 트로피를 원했다. 이번 EFL컵은 토트넘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전 수문장으로 '신입생' 킨스키를 출격시켰다. 이는 '신의 한 수'였다.
시작과 함께 악재를 맞은 토트넘이었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경합을 펼치던 도중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부상 당시 벤탄쿠르는 의식을 잃었고, 약 1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중원의 핵심을 잃은 토트넘은 필사적으로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냈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마찬가지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후반전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이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41분 도미닉 솔란케가 침투하며 페드로 포로의 긴 패스를 받았다. 이후 문전으로 쇄도하던 루카스 베리발이 패스를 오른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결국 토트넘은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1-0 승리를 따냈다.
베리발의 활약이 돋보였던 경기였지만, 숨은 주역이 있었다. '신입생' 킨스키였다. 킨스키는 영입이 발표된지 불과 이틀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데뷔전이라고는 믿기 힘든 안정감을 보여줬다. 감각적인 반사신경을 활용한 선방으로 여러 차례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가장 돋보였던 점은 '빌드업 능력'이었다. 이날 리버풀은 토트넘의 1차 빌드업 저지를 위해 강력한 전방 압박을 가져갔다. 데뷔전을 치르는 킨스키에게 긴장감을 유발시켜 실수를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킨스키는 유연한 컨트롤로 압박을 파훼했다. 아울러 정확도 높은 짧은 패스, 긴 패스를 시도하며 '1차 빌드업'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수치로도 증명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킨스키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선방 6회, 패스 성공률 71%(32/45), 긴 패스 성공 6회, 다이빙 세이브 1회, 박스 내 세이브 4회, 터치 58회, 리커버리 12회 등을 기록했다. 매체는 킨스키에게 평점 8.9점을 부여,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했다. 이어 EFL컵 공식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킨스키는 경기 직후 관중석에 있는 가족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킨스키의 말을 전했다. 킨스키는 "나는 큰 꿈을 꾸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러한 꿈을 꾼 적은 없다. 정말 행복하다. 구단 전체, 나와 동료들로 인해 정말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그와 처음 대화했을 때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선수에게 큰 무대였지만 그는 훌륭하게 해냈다"며 극찬했다. 결국 킨스키 영입은 단순히 백업용 영입은 아니었다. 이같은 활약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킨스키가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함께 '주전 수문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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