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발목에 불편함을 안고 2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결국 쓰러졌다. 상대 팔꿈치에 얼굴을 맞고 후반 막판 교체됐다.
뮌헨은 1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원정 '데어 클라시커' 더비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앞서 공식전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던 뮌헨은 8경기만에 실점을 내줬고, 연승 행진도 멈췄다. 그래도 9승3무 무패, 승점 30이 되면서 리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도르트문트는 5위(6승2무4패·승점 20)에 올랐다.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그레고어 코벨이 골문을 지켰다. 율리안 뤼에르손, 발데마르 안톤, 니코 슐로터벡, 라미 벤세바이니가 백4를 구성했다. 펠릭스 은메차, 파스칼 그로스가 3선에 위치했고 막시밀리안 바이어, 마르셀 자비처, 제이미 바이노기튼스가 2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은 세루 기라시가 맡았다.
뮌헨 역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마누엘 노이어가 변함없이 골키퍼로 나섰다. 수비는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로 구성됐다. 레온 고레츠카, 요주아 키미히가 허리를 받쳤고, 마티스 텔,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2선 공격수로 출전, 원톱 해리 케인과 함께 득점을 노렸다.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전반 7분 사네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몰고 오며 왼발로 강력하게 때려봤다. 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6분 도르트문트가 먼저 앞서갔다. 왼쪽 측면에 있던 바이노기튼스가 후방에서 넘겨준 공을 잡아두지 않고 결을 살려 그대로 빠져나갔다. 라이머가 마크하고 있었으나 한번에 측면이 무너졌다. 박스 안으로 계속해서 들어간 바이노기튼스는 직접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케인이 허벅지 뒤를 만지작거리며 쓰러졌다. 결국 경기를 더 뛰지 못하고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와 교체돼 벤치로 들어갔다.
전반 41분 도르트문트 공격 상황에서 바이어의 슈팅은 김민재가 몸으로 막아냈다. 전반전은 도르트문트가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 초반 뮌헨이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후반 3분 무시알라가 수비 3명을 달고 박스 안으로 돌파했고, 케인 대신 교체 투입된 토마스 뮐러에게 내줬다. 하지만 뮐러의 슛은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후반 14분에는 사네가 완벽한 찬스를 놓쳤다. 라이머가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며 수비 시선을 끈 후 노마크 위치에 있던 사네에게 내줬다. 사네가 오른발로 밀어찼지만 공은 골대 옆을 벗어났다.
직후 도르트문트가 역습에 나섰다. 이번에는 오른쪽 측면이 뚫렸다. 김민재가 빠르게 따라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노이어의 선방이 나오며 추가 실점은 면했다.
김민재가 결국 쓰러졌다. 후반 35분 기라시와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다. 눈두덩이 쪽에 출혈이 생겼고, 결국 마이클 올리세와 교체됐다. 에릭 다이어가 벤치에 대기하고 있었으나 득점이 필요했던 뱅상 콤파니 감독은 공격수 올리세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선택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후반 40분 프리킥 공격 상황 이후 올리세가 올려준 크로스를 무시알라가 박스 안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80분을 뛰는 동안 패스 성공률 88%, 긴 패스 성공률 50%, 태클 성공률 67%(2/3), 걷어내기 3회, 리커버리 5회, 볼 경합 승률 75%(3/4)를 기록하는 등 무난한 활약을 펼치며 평점 7.2점을 받았다. 수비진에서는 알폰소 데이비스와 함께 가장 높았고, 팀 전체로 놓고 봐도 유일한 득점자인 무시알라(8.5점) 다음으로 높은 평점이었다.
독일 빌트는 "바이엘 레버쿠젠과 컵 경기를 앞두고 케인, 김민재의 부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민재는 후반전 눈썹 쪽에 피를 흘려 교체됐다"고 걱정했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를 통해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19차례 공식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표팀 일정까지 더하면 무려 25경기 연속 출전이다. 엄청난 체력이 동반되는 강행군을 모두 치러내며 한국 수비수의 진면목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 PSG전 출전의 경우 얼마 전 중동에서 열린 A매치 2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돌아와 이틀 만에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전을 풀타임으로 뛰고 PSG전을 다시 90분 다 뛰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진 도르트문트전에서도 선발로 나섰으나 결국 상대와 충돌로 머리를 다쳐 중간에 교체되고 말았다.
최근 김민재가 지금까지 발목 부상을 참고 경기를 뛰고 있었다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독일 매체 TZ는 "이번 시즌 김민재는 대표팀과 뮌헨에서 24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힘들고 긴 여정이었기에 김민재는 다른 동료들보다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토 히로키와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벤치 멤버인 에릭 다이어는 뱅상 콤파니 감독의 높은 수비 라인을 견뎌내기에는 스피드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다. 10월 초부터 발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아킬레스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민재는 PSG전 이후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회복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며 "뮌헨은 김민재가 결장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김민재는 겨울 휴식기까지 견뎌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재도 PSG전 직후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약간의 문제가 있다. 회복하기가 좀 어렵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뮌헨은 지난달 7일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프랑크푸르트와 격돌했다. 당시 김민재는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3골을 허용하면서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당시 김민재는 실수가 다소 있었는데 발목 쪽에 통증을 느꼈지만 쉬지 않고 경기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쉴 틈 없는 일정을 보냈다.
김민재는 지난 11월 A매치 쿠웨이트전 때 경기 도중 "아 힘들어"라고 외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피로 호소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민재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너무 많이 뛰다보니 탈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시 독일 언론에서 나왔다. 앞으로 겨울 휴식기까지 3주간 5경기를 더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상으로 빠지고 말았다. 큰 부상은 아니나 김민재의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