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는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 걸까.
팀의 4-0 무실점 대승을 이끌어도 김민재에 대한 혹평은 여전했다. 평소 김민재의 활약을 유독 깎아내렸던 독일의 축구전문지 '키커'는 또다시 김민재에게 최저 평점을 줬다. 심지어 한 매체는 이번 시즌 김민재에게 완전히 밀려나 벤치 자원으로 전락한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보다 낫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에 위치한 메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인츠와의 2024-25시즌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자말 무시알라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은 로테이션을 거의 가동하지 않았다. 주포 해리 케인을 비롯해 무시알라, 요주아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등이 모두 선발 출전했다. 확실하게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생각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주전조의 위력은 대단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2분 만에 무시알라의 선제골로 앞서가더니 전반전에만 네 골을 몰아치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케인과 무시알라를 토마스 뮐러와 마티스 텔로 교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김민재와 데이비스도 후반 13분경 교체되어 나왔고, 후반 32분에는 김민재와 함께 선발 출전한 다이어까지 교체됐다.
경기의 주인공은 현 시점 독일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는 무시알라였다. 무시알라는 전반전 초반 상대의 골망을 흔든 뒤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완성시키며 바이에른 뮌헨의 대승을 책임졌다.
전반 2분 데이비스가 위치한 왼쪽 측면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데이비스가 갖고 있던 공은 케인을 거쳐 무시알라에게 연결됐고, 무시알라는 침착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7분에는 리로이 사네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케인의 헤더가 마인츠의 골문을 위협했다. 로빈 첸트너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집중력을 발휘한 무시알라가 세컨드볼을 재차 머리로 밀어 넣으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무시알라는 전반 종료 직전이었던 전반 추가시간 4분경 다시 한번 번뜩였다. 우측 풀백인 라이머의 예리한 크로스가 마인츠 수비진과 골키퍼에 맞고 굴절돼 무시알라에게 향했고,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 않은 무시알라가 기어코 자신의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무시알라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화력만큼 주목할 만한 건 바이에른 뮌헨의 무실점 기록이었다.
주전 선수들이 빠진 와중에도 바이에른 뮌헨은 무실점을 유지했다. 최전방 공격수 아르민도 시에브를 비롯한 마인츠의 공격진은 바이에른 뮌헨 상대로 네 번의 유효슈팅을 시도했지만 결국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한 번도 열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이날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58분여를 소화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지켰다. 패스 성공률 96%(83회 중 80회 성공), 롱 패스 성공 4회(100%), 태클 성공 1회(100%), 차단 1회, 클리어링 1회, 인터셉트 3회, 지상 경합 성공 1회(2회 시도) 등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김민재다.
딱히 지적할 만한 부분도 없었다. 독일 유력지 '빌트'조차 김민재에게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2점을 줬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무시알라의 평점이 1점이었다.
또 다른 독일 매체인 'TZ'는 김민재에게 3점을 주면서 "김민재의 경기력은 새로운 동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김민재는 책임감이 더 있었고, 수비진의 리더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김민재는 말을 많이 하고, 바디랭귀지도 함께 사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독일 최고의 축구전문지 '키커'의 생각은 달랐다. '키커'는 김민재에게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인 3점을 줬다. 무실점 대승 속에서 김민재의 활약이 평범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김민재가 소화한 시간이 58분에 불과하다는 점도 평점에 영향을 미쳤을 터다.
'키커'의 평점보다 충격적인 건 '바바리안 풋볼'의 평가였다.
'바바리안 풋볼'은 "다이어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많은 출전 시간을 받고도 때때로 설득력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달랐다"는 평가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깎아내리면서 다이어를 치켜세웠다.
다이어는 이날 부상으로 빠진 우파메카노 대신 김민재와 호흡을 맞추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보다 20여분을 더 뛰면서 패스 성공률 98%,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1회 등을 기록했다. 무난한 정도의 활약이었지, 유의미한 퍼포먼스를 남긴 건 아니었다.
그러나 '바바리안 풋볼'은 "다이어가 중요한 경기에서 출전해 팀이 그를 필요로할 때 탄탄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된다"면서 다이어의 활약을 유독 높게 평가했다.
김민재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막아냈음에도 혹평했던 때와 비교된다.
'바바리안 풋볼'은 앞서 바이에른 뮌헨과 VfL보훔의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 경기 후 김민재에 대해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가끔씩 수비 판단을 잘못 내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몇 가지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배우고 새로운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선수들이 실수를 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수라기보다 나쁜 습관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반전 초반 브로신스키에게 공이 향할 때 김민재가 안일했기 때문에 슈팅까지 허용했다며 "김민재는 결국 커버를 통해 실점을 막았지만, 바르셀로나처럼 더 나은 팀을 상대로는 같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또 "이것이 시스템적인 오류이든, 개인적인 오류이든 상관없이 뮌헨은 수비에서 계속 나오는 실수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책임 소재와 상관없이 뮌헨이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