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여기서 통한다” 이정후를 경험한 빅리거들의 이구동성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입력
2023.05.26 06:00
2024년, 또 한 명의 한국인 빅리거가 탄생할 수 있을까?

키움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5)는 일찌감치 2023시즌 이후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소속팀의 허락도 받아놓은 상태다.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구단과 계약이 가능하다.

현재 모습은 조금 걱정스럽다. 25일 기준으로 42경기에서 타율 0.257 출루율 0.347 장타율 0.377 3홈런 21타점 기록하고 있다. 2할대 타율과 3할대 출루율, 장타율은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그에게 뭔가 낯선 숫자다.

 이정후는 2023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사진= MK스포츠 DB

물론 한 시즌의 부진이 그에 대한 평가를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빅리그 구단들은 이전부터 그를 꾸준히 관찰해오며 데이터를 축적해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심술이 있지 않은 이상, 우리가 빅리그 구단 결정권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다. 대신 그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에게 생각을 물을 수는 있다.

그를 상대했거나 한 팀으로 함께 뛰었던 메이저리거들에게 이정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메릴 켈리 “KBO에서 단연 눈에 띈 선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 선발 메릴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뛰었다. 이정후를 상대로 통산 15타수 7피안타 3볼넷 2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그를 상대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며 잠시 과거의 기억을 더듬은 켈리는 “그를 상대한 것이 기억난다. 재능과 관련해서는 단연 눈에 띄는 선수였다. 리그 내 여러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더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였기에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며 이정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남들이 쉽게 치지 못하는 공을 쳤다. 영상을 찾아봐도 알 수 있다. 배드볼을 공략하는 기술이 정말 뛰어나다”며 그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수준은 KBO리그의 그것보다 더 높기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곳에서 성공할 수 있는 꽤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구단이 물어보면 추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5년간 보지 못했기에 지금은 어떤 타입의 타자로 발전했고 어떤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 팀에 좌타 외야수들이 많아서 지금 우리 팀에 맞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곳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재차 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토미 에드먼 “어느 팀이든 그를 영입한다면 행운일 것”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정후와 함께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야수 토미 에드먼은 그를 “대단한 선수”라 평했다. “좋은 타석을 소화하는 선수고, 수비도 좋으며 발이 빨라 주루 능력도 좋다. 모든 것을 고르게 잘하는 선수”라며 이정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이곳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본다. 그가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며 이정후가 명백하게 빅리그에서 통할 선수라고 평했다. “팀이 물어본다면 당연히 추천할 것이다. 어느 팀이든 그를 영입한다면 행운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물어본 김에 한국계 선수로서 WBC에 참가했던 경험에 대해서도 물었다. “선수와 코치 모두 나를 반겨줬고, 한국팬들도 만날 기회가 있었다”며 대회 참가를 ‘재밌는 경험’이라 묘사했다.

실망스러웠던 결과(2승 2패 1라운드 탈락)에 대해서는 “대회에 나가면 당연히 이기고 싶어진다. 대단한 팀들이 모인 대회였고, 우리는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야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가끔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벤 라이블리 “김하성이 올 수 있다면, 이정후도 올 수 있다”
2019시즌 도중 삼성라이온즈에 입단, 2021시즌까지 뛰었으며 현재는 신시내티 레즈에 속한 벤 라이블리는 “정말 재능 있는 젊은 선수”라며 이정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정후 상대로 13타수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기록한 그는 “그와 승부는 힘들었다. 많은 한국 타자들이 패스트볼을 좋아하는데 그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잘 공략하던 타자였다. 아주 인내심이 있으며, 투수를 어렵게 만드는 건수”라고 평했다.

그역시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하성이 이곳에 올 수 있다면, 그역시 여기에 올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더 이상 투수의 것이 아니듯, 기자의 손을 떠난 글도 더 이상 기자의 것이 아니다. 판단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신시내티(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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