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김하성을 향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진심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김하성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25억원) 규모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탬파베이행은 다소 의외였다. 지난 2021시즌부터 4년간 활약한 친정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이 새 소속팀 후보로 떠올랐지만, 탬파베이에 관한 예상은 적었다.

조용히 영입전을 진행했던 탬파베이는 최근 몇 년 간 유격수 기용에 골머리를 앓았다. 2021시즌 종료 후 '특급 유망주' 완더 프랑코에게 11년 총액 1억 8200만 달러(약 2645억원) 규모 대형 계약을 안겨줬지만, 2023시즌 중반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제한선수 명단에 올라 경기에 뛸 수 없었기 때문. 공백을 채우고자 활용한 테일러 월스, 호세 카바예로 타석에서 아쉬움을 남겨 라인업 보강에 실패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할 카드가 김하성이었다. 새 소속팀을 찾던 김하성은 간절한 탬파베이의 영입 의사를 수락해 이적하게 됐다. 그리고 4일 탬파베이 입단이 공식 발표됐다.

에릭 니엔더 탬파베이 사장은 김하성 영입에 관해 "우리 팀은 일찌감치 김하성에게 관심이 있었다. 재활 및 회복을 거쳐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궁금했고, 확신이 있어 함께하게 됐다"며 "몇 년 동안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것을 봤다면, 그가 무척 재능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여러 방면에서 팀 승리에 도움을 주는 선수를 영입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미소를 보였다.
김하성은 올해 '팀 내 최고 연봉자'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달고 뛰게 된다. 여기에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함께한 등번호 '7'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탬파베이의 특급 대우다.

지난해까지 탬파베이 7번은 김하성 영입으로 자리를 잃은 카바예로의 번호였다. 비어 있는 번호가 아닌 기존에 뛰던 선수, 거기에 같은 포지션 선수의 번호를 내줄 만큼 김하성을 향한 탬파베이의 정성은 눈여겨볼 만했다.
김하성은 4일 화상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나 자신의 등번호 7번에 관해 "한국에서부터 계속 7번을 달았다. 정말 좋은 번호다"며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7번이 저와 잘 어울리는 번호다"고 얘기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김하성은 곧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지난 시즌 중반 다친 오른쪽 어깨에 관한 부상 이슈를 털어내야 한다. 현재도 재활 중이기에 개막전 출전은 불투명하다. 최대한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려 탬파베이 내야진에 보탬이 돼야 한다.
김하성은 "(어깨) 수술이 정말 잘 됐다고 들었다. 검사 후 상태가 진짜 좋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며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 재활도 열심히 했다. 순조롭게 스케줄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현재 공도 던지고 있고 타격 훈련도 시작한 상태다. 구단과 꾸준히 대화 중이며 건강하게, 최대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몸 상태를 끌어올려 팀에 보탬이 되리라 확신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이적 소감에 관해서는 "탬파베이라는 좋은 팀에 오게 돼 무척 기대된다. 부상 이슈가 있지만, 현재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믿고 좋은 계약을 해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열심히 준비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탬파베이 공식 SNS / 줌 화상 인터뷰 캡처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