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탬파베이와 김하성은 지난 주 2년 2900만달러의 조건에 계약에 합의한 뒤 메디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하성은 이날 탬파베이 구단이 마련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지난 시즌에 부상을 당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 나를 믿고, 좋은 계약을 해준 구단 관계자께 감사하다"며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작년 10월에 받은 어깨 수술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 상태가 좋다. 재활을 순조롭게 소화하고 있다. 구단과 얘기를 하겠지만, 최대한 건강하게 빨리 돌아오고 싶다. 4월 말 또는 5월 초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 대부분이 5월 중하순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김하성은 그보다 2주 이상 빠른 복귀를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맺은 2년 계약은 보장액이 2900만달러다. 김하성은 올해 말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고, 올시즌 일정 타석수를 채우면 최대 2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는다. 옵트아웃 없이 보너스를 모두 받고 2026년까지 뛰면 총액은 최대 3100만달러로 늘지만, 올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면 다시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
김하성과 탬파베이가 맺은 이 계약이 구단 역사상 FA 야수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라는 점이 이채롭다. 지난 1999년 12월 그렉 본과 맺은 4년 3400만달러 계약이 탬파베이 역대 FA 야수 최고 몸값 기록이다.
그런데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올시즌 팀내 최고 연봉자로 만들어준 이 계약이 메이저리그의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플로리다주 서부 최대 매체 탬파베이 타임스(TBT)는 이날 '레이스가 김하성과 맺은 계약은 메이저리그 시스템이 망가졌음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사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김하성이 올해 탬파베이 내 최고 연봉자로 등극할 정도로 메이저리그 빈부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
즉 FA 계약이 빅마켓 구단들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수입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건 일반적 현상이 됐고, 그에 따라 메이저리그의 고귀함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로마노 기자는 '탬파베이 구단 27년 역사상 1억2500만달러 이상 계약을 한 유일한 선수는 완더 프랑코다. 그러나 다저스는 최근 4년 동안 1억2500만달러 이상의 계약을 7건이나 단행했다'며 '그건 모욕받을 일도 아니고 고발당할 일도 아니다. 다저스 구단은 빅마켓 구단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프랑코는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11년 1억8200만달러의 초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FA 계약은 아니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다저스에서는 상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정확히는 크리스 테일러, 커비 예이츠와 공동 12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탬파베이에서는 김하성이 1위다.
|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스윙맨 알렉스 파에도를 40인 로스터에 등재하기 위한 조치다. 탬파베이는 파에도를 받고 20세의 마이너리그 포수 엔더슨 델가도와 현금을 내줬다.
바사베에 눈길이 가는 것은 그가 탬파베이의 톱 유망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탬파베이는 2020년 12월 바사베를 외야수 에리베리토 에르난데스, 1루수 알렉산더 오바예스와 함께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트레이드해왔다. 당시 탬파베이는 제이크 구엔터, 나다니엘 로, 칼 체스터를 텍사스로 보냈다.
탬파베이 이적 후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간 바사베는 2023년 유망주 순위에서 탬파베이 내 6위까지 올라선 뒤 그해 8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시즌 종료까지 빅리그에 머물며 31경기에서 타율 0.218, 1홈런, 12타점, OPS 0.587을 마크하며 유격수를 주로 보면서 2루와 3루도 커버했다.
하지만 작년 손목 부상을 입은데다 트리플A 66경기에서 타율 0.248, OPS 0.629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이 왔으니, 바사베는 더 이상 기회를 얻기 힘든 형편이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