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 무키 베츠(33)의 수비를 방해했던 뉴욕 양키스 팬들이 ‘무기한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에 온 것이 발각되면 즉시 추방될 뿐만 아니라 무단 침입으로 체포된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베츠의 손목을 잡고 공을 빼앗으려 한 남성팬 두 명(오스틴 카포비앙코, 존 핸슨)이 메이저리그로부터 모든 야구장 무기한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가 입수한 메이저리그 서한에 따르면 사무국은 두 명의 팬에게 ‘여러분의 행동은 선수의 건강과 안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으며 허용 가능한 팬의 행동 범위에서 훨씬 벗어났다. 이에 여러분을 모든 메이저리그 경기장, 사무실, 기타 시설에 무기한 출입 금지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아울러 두 팬이 메이저리그 관련 자산이나 행사장에서 발견될 경우 해당 구역에서 즉시 추방하며 무단 침입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양키스 구단도 이같은 사무국 결정에 동의했다. 사건이 터질 당시에도 양키스는 ‘극악무도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선수, 팬, 구장 스태프의 안전과 보안은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모든 행사 기본 요소이고,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다음날 5차전 출입도 금지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해 10월30일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발생했다. 당시 1회말 양키스 글레이버 토레스의 타구가 우측 파울 지역으로 떴다. 이 타구를 쫓아간 다저스 우익수 베츠가 펜스 앞에서 뛰어올라 글러브를 쭉 내밀어 공을 낚아챘다.
그런데 이 순간 담장 밖에 있던 양키스 저지를 입은 남성팬 두 명이 베츠의 글러브와 손목을 잡고 공을 뺏으려는 돌발 행동을 했다. 한 명이 베츠의 오른손을 잡아챘고, 다른 한 명은 베츠의 글러브를 잡고 그 안에 공을 빼내려 했다.
이로 인해 베츠가 포구한 공은 땅에 떨어졌다. 심판이 원래대로 타구를 아웃 처리하고, 베츠도 부상을 당하진 않았지만 큰 경기에서 팬들의 어처구니없는 수비 방해에 모두가 황당해했다. 종종 의도치 않게 타구를 건드려 퇴장당하는 팬들이 있지만 이번에는 고의성이 다분했다.
두 팬은 즉시 퇴장 명령을 받고 야구장에서 쫓겨났다. 일부 주변 팬들의 박수 속에 미소를 지으며 의기양양하게 떠난 그들은 뻔뻔했다. 카포비앙코는 ESPN과 인터뷰에서 돌발 행동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구역에 공이 오면 누군가 (선수를) 막고, 다른 한 명이 공을 빼앗자는 농담을 항상 했다”고 말해 아연실색케 했다.
피해자였던 베츠도 분노했다. 경기 후에는 “괜찮다. 우리가 경기에 진 것만 생각한다.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며 담담하게 말했지만 추후 방송에선 “야구하면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태어나서 두 번째로 누군가와 싸우고 싶을 정도였다. 그 순간 (문제의 팬들에게) 공을 던질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무기한 출입 금지로 베츠가 야구장에서 두 팬을 만날 일은 없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