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패한 쿠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VNL]

입력
2023.06.07 20:12


좋은 공격수들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팀에게 승리는 허락되지 않았다.

쿠바가 캐나다 오타와 TD 플레이스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1주차 경기에서 캐나다에 세트스코어 2-3(21-25, 28-26, 21-25, 25-22, 13-15)으로 패했다. 지난해 FIVB 발리볼 챌린저컵 우승을 통해 VNL 무대에 오른 쿠바지만, 첫 경기부터 패배를 떠안으며 불안하게 대회를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캐나다가 1·3세트를, 쿠바가 2·4세트를 따내면서 운명의 5세트로 향했다. 쿠바는 1번 풀(이탈리아·아르헨티나·캐나다·쿠바·미국·네덜란드·브라질·독일)에서 상대적으로 약팀에 속하는 캐나다를 상대로 반드시 승수를 쌓아야 했고, 캐나다는 홈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피 말리는 5세트가 기대되는 이유였다.

시작은 쿠바가 좋았다. 니콜라스 호그의 서브 범실로 먼저 점수를 올렸다. 그러나 직후의 랠리에서 양 팀의 기본기 차이가 드러났다. 캐나다가 리베로 랜던 커리의 날렵한 어택 커버와 스테판 티모시 마르의 영리한 연타로 계속해서 기회를 살린 반면, 쿠바는 연이은 찬스볼을 세터 리반 타보아다 디아즈가 확실하게 살려주지 못하면서 기회를 날렸다. 결국 말론 얀트의 공격이 대니 뎀야넨코의 블로킹에 걸리면서 캐나다의 기세가 갑자기 살아났다.

이후 헤라르도 컨셉시온 로하스의 속공이 피어슨 에셴코의 블로킹에 걸리고, 마르가 결정력을 발휘하면서 캐나다가 5세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쿠바는 헤수스 에레라 하이메와 얀트가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타보아다의 패스가 너무 느린 탓에 캐나다 블로커들의 벽을 뚫지 못했다.

쿠바의 불안정함은 계속해서 눈에 띄었다. 3-5에서는 마르의 서브를 미겔 로페즈가 받지 못하면서 1점을 헌납했고, 6-8에서는 타보아다의 언더패스가 부정확하게 올라가면서 라이언 조셉 슬레이터에게 역공을 허용했다. 10-7에서 슬레이터가 공격 후 곧바로 다음 네트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점수를 올린 캐나다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장면들이었다.

쿠바는 에레라의 활약을 앞세워 캐나다를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10-11에서 또 한 번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 마르의 공격을 얀트가 받아내면서 두 번째 터치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 2단 연결을 해야 할 위치에 서 있던 로페즈가 공을 미루면서 타보아다가 억지로 공을 살려내는 장면이 나왔다. 결국 이 랠리는 마르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캐나다의 승리로 끝났다. 쿠바의 니콜라스 에르네스토 비베스 감독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결국 쿠바는 에레라마저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11-14 매치포인트에 몰렸다. 캐나다의 연속 범실로 13-14가 되며 마지막 기회가 오나 싶었지만, 슬레이터가 4번째 매치포인트는 놓치지 않으며 결국 경기는 캐나다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쿠바는 무려 35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24개를 기록한 캐나다보다 11개나 많은 범실을 저질렀다. 또한 블로킹에서도 17-6으로 압도당했다. 얀트, 에레라, 로페즈 등 파워풀하고 빠른 공격수들을 앞세워 공격 득점에서는 75-58로 크게 앞섰지만, 공격만으로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었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려면 반드시 팀적인 안정감을 더 다듬어야 하는 쿠바다. 또한 세터 타보아다의 패스에 대한 피드백도 필요해 보였다. 정상급 미들블로커들이 즐비한 VNL에서 이날 타보아다가 보여준 패스 속도로는 블로커들을 따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다듬어서 쓸모 있게 만들어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훌륭한 공격수들을 다수 보유한 쿠바지만, 지금 같은 모습으로는 세계구급 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어 보인다.

사진_Volleyballworld
스포키톡 77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 국밥좋아
    응원합니다
    9달 전
  • 천천벚꽃
    배구 너무 재밌네요
    9달 전
  • moon51
    응원합니당
    9달 전
  • 기라클
    응원합니다
    9달 전
  • 노터치맘
    응원합니다.
    9달 전
실시간 인기 키워드
  • 강민호 최다 경기 출장
  • 현대건설 흥국생명
  • 한화 문동주 선발
  • 상무 야구단 합격자
  • 김하성 이정후 29일 맞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