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구인으로서 기분이 썩…” 216cm MB의 ‘대한항공 9~11위’ 발언에 산토리 레전드도 화났다 [MK상암]

입력
2023.06.07 13:00
수정
2023.06.07 13:00
“같은 배구인으로서 기분이 썩…”

최근 바레인에서 진행된 2023 아시아남자클럽선수권대회. 한국 대표로 출전한 대한항공은 이 대회에서 7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선수와 김규민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엔트리에서 빠졌고,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도 ITC 미발급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이 대회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목적으로 나섰다. 대회를 통해 세터 정진혁,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 미들블로커 진지위, 리베로 강승일 등이 경험을 쌓으며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했다.

 사진=OK금융그룹 배구단 제공

대한항공은 8강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팀이자 일본 V.리그 2022-23시즌 준우승 팀인 산토리 선버즈에 0-3으로 완패했다. 주전 선수들이 모두 빠진 대한항공이 주축이 모두 나선 산토리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216cm의 고공 신장을 가진 세계적인 공격수 무셜스키가 대한항공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9위, 10위, 11위 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일본 V.리그 남자부 구단은 10개다. 일본 리그 하위권 수준이라는 의미였다.

이는 한국 배구인들을 모두 화나게 했다. 한선수를 대신해 아시아클럽선수권에서 대한항공 주장을 맡았던 곽승석은 “우리가 풀 전력으로 상대한 것도 아닌데, 그런 인터뷰를 들으니 한국 배구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면서 “한국에 있는 다른 팀 선수들도 연락이 와서 ‘기분 나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풀 전력으로 다시 한번 붙고 싶다. 우리가 풀 전력으로 이 대회에 내년에 다시 참가한다면 최소 결승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 신임 감독으로 온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오기노는 산토리의 레전드다. 1988년부터 2010년까지 산토리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일본리그 7회 우승(1996, 2000~2004, 2007), 일본리그 베스트6 2회, 일본리그 리시브상 7회 수상 이력에 빛난다. 일본의 대표적인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2010년 선수생활 은퇴 후에는 산토리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경력을 시작했고 2012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이후 2017년 다시 산토리 감독으로 부임해 2019년까지 팀을 이끌 당시에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이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했다. 또한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산토리 앰배서더로 활약했다.

 사진=OK금융그룹 배구단 제공

산토리의 역사를 함께 한 오기노 감독도 무셜스키의 발언이 불쾌했다. 7일 한국배구연맹 기자실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오기노 감독은 “아시아클럽선수권을 직접 보진 못했다. 대한항공의 전력은 100%가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도 없었다. 무셜스키의 발언을 들었을 때 같은 배구인으로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한국을 대표해 간 팀이다. 그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대한항공은 좋은 팀이다”라며 “토미 감독과 큰 인연은 없다. 그렇지만 일본 리그에서 만난 적이 있기에 재회하면 반갑다. 만나면 좋은 이야기 나누고 싶다. 토미 감독이 한국 리그 선배이기에 존경심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OK금융그룹 신임 감독으로 취임한 오기노 감독은 “배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서 할 수 없다. 서로 도움이 필요하고 희생도 필요하다. 그 마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컬러를 구축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상암(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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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6
    감독님 응원합니다
    10달 전
  • 국밥좋아
    응원합니다
    10달 전
  • 뱃살여왕
    한국배구의 우수함을 보여줘서 코를 납작하게..
    10달 전
  • zhupla
    응원합니다 화이팅!
    10달 전
  • 키포스포키포스
    훌륭한 일을 해내셨네요
    10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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