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지 어느덧 한 달…매운 음식·메추리알 장조림 잘 먹는 이탈리아 명장, 한국에 진심이다

입력
2023.03.20 07:00
이탈리아 명장은 이미 한국 사람이 다 되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월 중순, 흔들리는 팀을 잡아줄 구원군을 데려왔다. 그 이름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전 세계 배구팬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이름이며,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명장이다.

1996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아본단자 감독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불가리아, 캐나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으며,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에 진심이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특히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페네르바체에서 배구여제 김연경과 함께 했다. 2014-15, 2016-17시즌 리그 우승, 2015-16시즌에는 유럽배구연맹(CEV)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합작했다. 2013-14시즌에는 CEV컵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황금기를 함께 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V-리그에 온다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다. 지도자 경력 27년 동안 유럽을 떠난 적이 없었으며, 그가 지휘하고 있는 팀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또 흥국생명은 창단 후 최대 위기에 봉착하면서 배구인들이 기피하는 구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던 팀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2월 18일 입국했고, 19일 흥국생명과 계약을 체결했다. 전 소속팀이었던 튀르키예리그 튀르키예항공과는 큰 문제 없이 계약 해지를 하고 한국으로 넘어왔다.

아본단자 감독이 온 이후 흥국생명은 순항했다. 물론 아본단자 감독이 오고 나서 패한 경기도 있었지만 승리한 경기가 더 많았다. 특히 튀르키예리그 페네르바체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며 함께 했던 김연경과 호흡은 찰떡궁합이었다.

결국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에 온 지 한 달 만에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의 추격을 뿌리치고,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에 통산 6번째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지도자 인생은 물론이고, 아본단자란 남자의 인생에 있어서도 한국행은 큰 도전이었다. 지금까지는 100% 만족하는 모양새다. 팀 성적도 좋은데, 그 외 기타 부분에서도 아본단자 감독은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 문화는 물론이고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아본단자 감독은 매운 음식, 메추리알 장조림을 잘 드신다”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아내와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한국에 왔는데,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또 흥국생명에 집중하기 위해 그리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놨다. 다른 해외리그 감독들처럼 소속팀과 대표팀을 겸할 수 있지만, 아본단자 감독의 선택은 ‘Only’ 흥국생명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나는 흥국생명의 감독이며, 비시즌에 구단 시스템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중점을 두고 싶다. 비시즌에 있는 컵대회를 위해서라도 흥국생명에 집중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챔프전에 도전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리고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아본단자 감독을 더욱 흥분시키고,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푹 빠지게 만든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는 올 시즌 최다 관중인 6,110명이 들어왔다. 포스트시즌 포함 역대 V-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런 열렬한 응원은 아본단자 인생에 있어 처음이지 않을까.

아본단자 감독 역시 “팬들의 응원은 특별하다. 우린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많은 응원과 성원이 좋고 감사하다.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하는 동력이다. 팬들은 우리의 일곱 번째 선수라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전했다.

한국 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과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V-리그 팬들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또 흥국생명에 더 집중하기 위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으며, 이미 올 시즌을 넘어 다음 시즌도 구상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난 한국에서 매우 잘 지내고 있다. 한국은 존경하고 공경하는 모습이 좋다. 내가 가 본 국가 중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선수들, 구단에서 잘 도와준다. 기분이 좋다. 한국 생활 적응을 하는 데 있어서도 통역사가 잘 도와주고 있다. 앞으로도 천천히 잘 적응하겠다”라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에 진심이다. 이제 그는 흥국생명 선수들과 챔프전 우승을 향해 달린다.

[인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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