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야쿱 "한국 음식 한 번도 못 먹었다"…이유는?

입력
2025.03.14 13:43


"한국 음식은 한 번도 못 먹었다."

기존 아시아쿼터 공격수 맥스 스테이플즈의 교체 선수로 시즌 중간 합류한 KB손해보험의 모하메드 야쿱이 V리그를 흔들고 있다.

바레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인 그는 서브면 서브, 리시브면 리시브, 공격이면 공격까지 못하는 게 없는 팔방 미인이다.

11일 정규리그 6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도 서브 2개와 블로킹 3개를 곁들여 23점을 뽑아냈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50개의 리시브를 받으면서도 46.00%의 효율을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 역시 60%를 훨씬 웃도는 64.29%를 남겼다. 이 덕분에 팀은 3-1로 승리했다.

이런 야쿱이 아직 한국 음식을 못 먹은 이유는 왜일까. 다행히 구단에서 그를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할 만큼 잘 챙기는 까닭에 한국 음식을 먹을 일이 없었다.

이슬람 신자인 야쿱은 교리에 따라 지정된 음식(할랄 푸드)만 섭취할 수 있다. "구단 식당에서 매끼 할랄 푸드를 준비해 주고 있다"면서 "(한국 음식을 먹지 않는 이유는) 맛을 떠나서 할랄 푸드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야쿱은 이날 부쩍 야윈 모습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무슬림으로서 라마단 기간 율법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엔 해가 떠 있는 동안 물을 포함한 모든 음식의 섭취가 금지된다.

하지만 야쿱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라 괜찮다"면서 "해가 떨어지면 평소보다 많이 먹어서 괜찮다"며 담담하게 웃었다.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 야쿱은 2024~2025시즌이 한창인 요즘도 라마단을 꽤 엄격하게 준수하는 편이다. "훈련이 한 번 있는 날(대개는 오전 오후 한 번씩 두 번)에도 라마단을 지킨다."

그러면서도 야쿱은 "시즌 중이라 매일은 라마단을 못하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엔 경기를 뛰어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못 지키지만 바레인으로 돌아가면 남은 기간을 채우겠다"며 프로 선수로서 매일 라마단을 지킬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라마단을 지키느라 얼굴이 반쪽이 됐지만, 야쿱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팀에 집중하겠다. 우승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기 전 팀이 잘 뭉치고 안 처진다. 포스트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게끔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정규리그 2위를 최종 확정했다. 14일 4위 우리카드, 18일 3위 대한항공과 정규리그 잔여 경기를 치른 뒤, 이달 말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에 나설 예정이다. 챔피언 결정전 한 자리는 현대캐피탈이 일찌감치 차지했다.

야쿱이 창단 첫 우승을 꿈꾸는 KB손해보험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글, 사진. 송현일 기자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이정후 멀티출루
  • LG 5연승
  • 현대건설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 SSG 위닝시리즈
  • 유승민 체육회장 취임식